서울 성동구 성수1가 살곶이공원 앞 중랑천에 재갈매기를 비롯한 철새들이 떼지어 날아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지난 21일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가창오리들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충남도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도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23일 밝혔다.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를 부검한 결과, 전형적인 고병원성 AI 감염 증상, 즉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수거된 가창오리처럼 췌장 내 출혈성 반점이 나타났다는 게 추정 이유이다.
물론, 유전자 검사 결과가 아직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80% 이상인 것으로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 가창오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되면, 전북이 아닌 다른 광역지자체에서 AI에 감염된 야생 철새가 발견된 첫 사례가 된다.
충남도는 서천 금강하구에서 고병원성 AI 감염이 의심되는 가창오리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신성리 갈대밭에 대한 전면 출입통제 조치를 취했다.
고병원성 AI 감염 매개체로 가창오리 등 철새가 지목되고 있는 만큼, 철새 탐방로를 잠정폐쇄하고, 주요 철새도래지 인근 도로 등에는 방역초소를 확대 설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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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우선 21~22일 5마리의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된 서천군 화양면 일대와 인근에 있는 신성리 갈대밭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통제 초소를 설치했다.
특히 신성리 갈대밭은 관광객 등에 대한 출입을 전면 차단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된 곳에서 반경 10㎞ 이내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 지역 내에는 20개 농가(50수 이상)에서 닭 5만 8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도는 예찰을 수시로 실시하고, 공동방제단을 활용해 중점적으로 소독을 실시하도록 했다.
폐사한 가창오리에 대해서는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검사를 실시 중으로, 고병원성 AI 여부는 앞으로 2~3일 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새 도래지 인근 지역이나 가금류 사육 농장 밀집지를 중심으로 방역초소 설치도 확대한다.
천안시 풍세면 3곳과 병천면 1곳, 아산시 염치읍 1곳, 서산시 부석면과 양대동 2곳, 서천군 화양면과 한산면 2곳, 홍성군 서부면 1곳 등 모두 10곳에 방역초소 설치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이미 가동 중인 전북 인근 4개 시·군의 14곳과 합하면 모두 24곳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이들 방역초소에서는 모든 통행 차량에 대해 소독을 실시한다.
도는 앞으로도 방역초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설치해 나갈 방침이다.
서산 버드랜드와 홍성 조류탐사과학관, 서천 조류생태전시관 등은 야외 탐방 코스를 잠정폐쇄하고, 야외 탐조 프로그램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전시관 관람 등 실내 프로그램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이동 차량 및 방문객에 대한 소독을 실시 중이며,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휴관 등의 조치도 고려 중이다.
한편 가축위생연구소에서는 철새도래지에서 철새 분변 450점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사 결과는 1~2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고병원성 AI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창오리가 1~2월 전북 동림저수지와 서천 금강호에 체류하다 북상하면 삽교호 등 도내를 경유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철새 도래지 및 이동경로 인근에 위치한 농가에 대한 예찰과 방역 활동을 대폭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