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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의 '부활 선언'…"절치부심의 각오로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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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이 올 시즌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절치부심의 각오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쿠바에 3-2로 앞선 1사 만루 위기에서 유격수 박진만의 토스를 받은 고영민(30)이 2루를 찍고 1루로 공을 뿌렸다.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면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고영민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2루를 지켰다.

이처럼 2000년대 중후반 고영민은 한국 최고의 2루수였다. 우익수 앞까지 물러난 넓은 수비 범위로 '2익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랬던 고영민의 모습을 최근 1군에서 보기가 힘들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2009년부터 출전이 확 줄었다. 지난해에는 고작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고영민이 주춤한 사이 두산 2루는 오재원, 허경민 등이 꿰찼다. 고영민은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올해 고영민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

고영민은 28일 ""올 시즌 목표는 하루하루 나의 할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매일 같이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 매일 같이 즐겁게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으로 믿기 때문에 하루하루 열심히 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면서 "올 시즌은 절치부심의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다. 2군에서 컨디션 관리도 잘 했다. 하지만 고영민에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고영민은 "지난해에도 그랬고 올해도 특별히 크게 아픈 곳이 없다. 지금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 올 시즌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2군에 있는 자체가 많이 힘들었다. 경기 때 관중들이 많이 계시는 곳에서 야구를 하다가 2군에서 시합을 하다 보니 1군 생활이 많이 그리웠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1군에서 연락이 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을 때 내 뜻대로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혼자서 좌절하는 순간도 많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영민은 아내에게 가장 미안했다. 2군에서의 아픔도 아내의 밝은 웃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고영민은 "그동안 아내에게 가장 미안했다. 2군에 있으면서 내가 집에 들어갈 때면 인상도 많이 쓰고 ,심기가 불편할 때가 많았었는데도 항상 아내가 밝게 대해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올 시즌에는 심기일전해서 예전의 모습을 다시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나만 정신차려서 똑바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올 시즌에 임할 생각이다. 그동안 참아 준 가족들에게 고맙고 올 시즌에는 기필코 부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최근 베테랑들을 차례로 떠나보냈다. 고영민도 어느덧 야수진 고참이 됐다. 고영민 자신에게도, 두산에게도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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