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쿨러닝'은 열대기후인 자메이카 출신 봅슬레이팀의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출전을 그린 감동적인 실화다. 하지만 제2의 '쿨러닝'에 도전하는 후배들의 고생은 끝이 없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은 캘거리 대회 이후 1992년 알베르빌 대회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1998년 나가노 대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꾸준히 동계올림픽까지 꾸준하게 출전했다. 하지만 이후 출전권을 얻지 못하던 자메이카는 어렵사리 12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의 소치행을 가로막은 첫 번째 걸림돌은 출전 자금의 부족. 소치까지 이동과 장비 등의 구매를 위해 필요한 자금 가운데 8만 달러(약 8500만원)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이들에게 자메이카 올림픽위원회와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전액 후원을 약속하면서 희망의 빛이 생겼다.
결국 소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들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또 만났다. 자메이카를 떠나 미국을 거쳐 러시아로 이동하려던 이들은 미국 뉴욕의 JFK공항으로 가는 길에 기상 악화로 필라델피아에 도착,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JFK공항까지 이동한 이들은 모스크바를 거쳐 소치에 도착했다. 대회가 개막하기 전부터 이미 기진맥진한 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또 전해졌다. 대회 출전을 위해 마련한 장비들이 도착하지 않은 것. 가장 중요한 썰매는 물론, 헬멧과 스파이크, 유니폼 등이 공중에서 사라져 버렸다.
자메이카 선수들은 최악에는 장비를 빌려 대회에 출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들에게 성적과 직결되는 장비를 선뜻 내줄 경쟁 팀이 있을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