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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험 부족' 심석희 "언니-오빠 눈물 닦아주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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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1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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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는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에이스 심석희.(소치=대한체육회)

 

쇼트트랙 '차세대 여왕' 심석희(17, 세화여고)가 첫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한 즉위식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심석희는 15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여자 1500m에서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저우양(중국)에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다. 막판 선두를 허용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 최강자였지만 올림픽에서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놓쳤다. 심석희는 지난 시즌부터 최근 10번의 월드컵에서 9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쇼트트랙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기지는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불운에 울었던 대표팀의 첫 은메달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한국은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신다운(서울시청), 남자 5000m 계주에서 이호석(고양시청)이 넘어지면서 메달이 좌절됐다. 신다운은 준결승 탈락 뒤 숙소에서 펑펑 울었고, 이호석도 경기 후 "죄송하다"는 말만 남긴 채 아린 속을 달랬다.

여기에 박승희(화성시청)마저 여자 500m 결승에서 영국 선수에 걸려 넘어지면서 동메달에 머물며 종목 사상 첫 한국의 금메달이 좌절됐다. 박승희는 "동메달도 값지다"고 했지만 "금메달을 딸 기회가 너무 아쉽다"며 눈물을 콸콸 쏟았다.

심석희가 언니, 오빠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나섰지만 올림픽 무대는 달랐다. 아직 고교 1학년생으로 절정의 기량을 보였지만 올림픽 경험에서 2% 모자랐다.

당초 500m 예선 뒤 심석희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서는 데 대해 "관중석이 조금 더 시끄러운 것을 빼면 똑같은 대회라고 생각하고 긴장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많은 데 대해서도 "많이들 넘어지기 때문에 주의를 하려고 한다"면서 "최대한 실수를 안 하고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석희는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레이스 직후 굳었던 표정에 대해서는 "처음 골인하고 들어와서는 아쉬운 마음이 있어서 막 좋아하지 못했다"면서도 "지금은 이제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더 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다운 오빠도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설욕을 노렸던 심석희, 하지만 저우양의 막판 질주, 노련함에 밀렸다. 심석희도 "견제하긴 했는데 그 안에서도 빈틈을 보고 나오는 저우양이 그만큼 노련하다고 생각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일단 심석희는 첫 올림픽을 은메달로 시작했다. 아직 1000m와 3000m 계주가 남아 있다. 심석희도 "남은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왕의 즉위식 기회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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