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합동 장례식장에도 몸을 누이지 못한 1명의 희생자가 있다. 지난 18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당시 숨진 이벤트 업체직원 고(故) 최정운(43) 씨의 이야기다.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9명의 대학생들에게는 무수한 관심과 애도가 쏟아지고, 부산외대 학생들의 크고 작은 영웅담에는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최 씨의 죽음은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상태.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배우 안선영이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안선영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치올림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어젯밤 있었던 어이없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로 꽃같은 9명의 청춘과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던 한명의 가장이 숨졌습니다"라면서 "학생들과 달리 홀로 이벤트업체 직원이라 보상여부 대책회의에서도 배제될까 걱정입니다"라고 최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고인은 저의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8기 선배이신 최정운(43)님 이십니다. 홀로 따로 장례식장으로 모셨다 소식 접했는데 고인들 모두와 유족들에게 두번의 상처가 되지않도록 따뜻한 관심과 합당한 보상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이들은 늦게나마 잊혀진 희생자였던 40대 가장, 최 씨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나섰다. 고인의 죽음을 외면한 이들에게 쓴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제라도 알려져서 다행이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대학생들의 죽음이 워낙 충격적이라 여론이 거기에만 집중했는데, 얼마나 유족들이 마음 아팠을까"라고 씁쓸한 심경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