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행사 둘째 날인 21일 오전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 참석하려는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산가족상봉 이틀째인 21일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전 9시부터 두시간 동안 개별상봉을하면서 서로 선물을 교환하고 첫날에 못다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금강산 외금상호텔에서는 북측 상봉단들이 도착하기전 남측 가족들이 준비해온 선물보따리를 남측 상봉단 객실로 분주하게 전달했다.
오전 8시 50분쯤 북측 상봉단이 개별상봉을 하기 위해 남측 상봉단이 묶고 있는 외금강호텔에 도착했다.
북측 여성상봉단은 겨울인데도 외투없이 얇은 춘추복 한복을 입고 버스에서 내리면서 모두 동일한 남색 짐가방을 들고 상기된 표정으로 호텔 입구 계단을 올라갔다.
남한 상봉자인 김용자 할머니는 돌아가신 어머니 서정숙씨를 대신에 상봉한 북한 여동생에게 내복과 겉옷, 양말, 커피믹스, 화장품, 초코파이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내복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준비해 놓은 것으로 "어머니는 금강산 상봉이 확정된 뒤 돌아가셨다"면서 "9월에 원래대로 상봉을 했으면 오셨을텐데…"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빈(79) 씨는 "폐암을 앑다가 조금 회복됐다"면서 누이와 여동생에게 줄 선물가방 3개에 옷과 약, 과자, 색연필 등을 준비했고 특히 오리털 점퍼는 강릉에 없어서 부산서 사서 장만했다고 했다.
이인성(81) 할아버지는 여동생 정순 씨와 금숙 씨에게 주기 위해 북한에서 귀하다는 초코파이 16상자를 샀다면서 북에서 팔면 그게 돈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별적으로 선물을 준비한 남측 가족들과 달리 북측 가족들은 북한 당국이 준비한 술 등이 담긴 서류가방 크기의 선물세트를 남측 가족들에게 건내며 서로의 정을 나눴다.
이날 오전 2시간여 동안 외금강호텔 객실에서 개별 상봉 시간을 가진 이산가족들은 함께 점심 식사를 한뒤 오후에도 한차례 더 상봉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어제 건강악화로 구급차를 타고 상봉에 참여했던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4) 할머니 등 2명은 건강 상황 등을 고려해 이날 조기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