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 오후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안으로 잇따라 발사했다. 주변국을 직접 겨냥한 것 같지는 않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무력 시위 성격이거나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북측이 5시 42분부터 4차례에 걸쳐 강원도 깃대령 지역 일대에서 북동 방향 해상으로 사거리 200Km 이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미사일 종류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정확한 미사일 종류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사정거리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는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년 7월 4일 이후 5년여 만이다.
발사체의 방향이 북동 쪽이라는 것과 미사일의 종류 등을 감안할 때, 해당 발사가 남측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군 관계자는 "24일부터 시작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의 대응차원에서 북측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키 리졸브 연습이 한반도 긴장을 노린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이었던 21일 오후 강원 원산의 한 미사일 기지에서 사거리 150~160Km로 추정되는 지대함 미사일 KN-02 4발을 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24일 밤에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세 차례 침범하기도 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측을 압박해 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쥐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 흐름을 고려할 때, 도발 보다는 적당한 군사적 긴장으로 남북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악(惡)'이라고 규정하며 인권 침해와 핵무기 개발프로그램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방부는 추가 발사 및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