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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스토커] "짜고 친다고? 그래, 나는 프로레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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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 비인기 종목 특집 "레슬링으로 당신의 인생을 공격합니다"

한주간의 스포츠 이슈를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파헤치는 방송, 스포츠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방송 뉴 스토커가 2014년 연중 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에서 떨어져 있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집중 탐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힘내라 뉴 스토커 영웅들’. 뉴 스토커가 연중기획 제1편으로 ‘인생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프로레슬링 선수를 만나 속 시원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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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내 인생은 프로레슬링으로 정해졌다

나는 프로레슬러다.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박동혁이란 이름이 있지만, 링 위에서는 ‘매드원’으로 통한다. 미친 의미를 지닌 '매드'와, 원숭이의 앞 글자 '원'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 재빠른 레슬링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내 특기다.

내가 처음 레슬링을 알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당시 국내 방송사에 미국 프로레슬링인 WWE가 방송됐다. 당시 나는 ‘더락’, ‘스톤 콜드 오스틴’, ‘언더테이커’ 등을 보면서 프로레슬링에 빠져들었다. 그 이후로 프로레슬링에 계속 몰두했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절 PWF의 김남석 대표를 알게 됐고, 2012년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2013년 마침내 신인 선수로 프로레슬링 무대에 데뷔했다.

물론 첫 경기는 모든 프로레슬링 신인 선수가 그렇듯 패했다. 그렇다고 속상하거나 기분 나쁘지 않다. 프로레슬링은 UFC와 같은 이종격투기와 달리 패한 선수에게 다음의 스토리를 기대하고 더 큰 재미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프로레슬링에서는 승패가 큰 의미가 없다.

PWF의 경기 대진표 모습. 사진 = PWF 제공.

 

"침몰하는 배라고? 모르는 말씀, 우리는 잠수함에 탔다"

현재 한국에서 프로레슬링은 인기가 없다. 예전 김일 선수가 일본 선수와 박치기를 하며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줬던 시기는 어느새 시대 저편으로 저물었다. 과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경기 운영방식과 내용, 신진 선수 양성 부족이 프로레슬링의 암흑기에 촉매로 작용했다. 그 결과 2014년 지금 내가 느끼기엔 국내에서 지속해서 프로레슬링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가 스무 명 안팎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나에게 늘 묻는 말이 있다. ‘프로레슬링 그거, 인기도 없고 돈도 안 되는데 왜 하는 거야?’ 사실이다. 현재 활동하는 프로레슬러는 대부분 다른 일을 하면서 프로레슬링을 병행하고 있다. 굳이 돈을 안 되는 레슬링을 위해 다른 일로 돈을 모아 레슬링에 쓰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레슬링이 아주 좋아서, 지금은 인기가 없고 돈을 못 벌지만, 우리가 열심히 하면 분명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테니까. 분명 대한민국에는 프로레슬링은 다시 부활할 것이니까.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이런 내 모습에 처음엔 걱정만 하시던 부모님께서도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다.

국내에서 프로레슬링이 인기를 얻는 방법은 딱 하나다. ‘예전과 차원이 다른 경기력’이 그것이다. 관객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고, 더 친근하게 호흡하고, 더 열심히 경기를 준비해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만이 프로레슬링의 부활을 이끌 수 있다. 내가 속한 PWF 단체의 경우 관중과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를 보러 온 사람에게 농담을 던지고, 경기가 끝나고 같이 이야기하고 웃고 즐기며 조금씩 그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 본격적으로 관객과 토크를 하며 땀을 식히는 게 일상이 됐다.

박동혁 선수와 함께 C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녹음 중인 뉴 스토커 제작진의 모습.

 

프로레슬링은 세계에서 유일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말한다. 프로레슬링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그렇다. 프로레슬링 ‘쇼’이다. 미리 구성한 순서대로 링 위에서 경기를 펼친다. 하지만 그게 바로 프로레슬링의 매력이다. 땀을 흘리며 레슬링 경기를 펼치면서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경기를 위해 하루, 이틀,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땀을 흘린다. 어떻게 져야 할지 알지만, 그것을 위해 열 번, 스무 번 더 매트 위에 몸을 날린다. 맞을 것을 뻔히 알지만, 상대의 공격에 몸을 맡긴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십 분의 경기를 위해 우리는 백배가 넘는 시간을 연습한다. 그것이 바로 프로레슬링이다.

2014년 4월 27일. 우리는 드디어 창단 이후 가장 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인생공격’. 평소 스무 명 정도의 소규모 경기를 해오던 우리가 총 5,400석에 이르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오로지 프로레슬링만을 위한 경기를 펼친다. 덕분에 평소보다 연습량이 세 배는 많아졌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책임감,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다.

이십 대, 젊음을 놓고 펼치는 내 삶의 첫 '인생공격'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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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열릴 '인생공격' 프로레슬링 경기 포스터. 사진 = PWF 제공

 

한주간의 스포츠 이슈를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파헤치는 방송, 스포츠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방송, 본격 스포츠 토크쇼, '뉴 스토커'

▲진행 - 김대훈 기자 | 패널 – 박세운 기자, 소준일 캐스터, 박동혁 프로레슬링 선수
▲연출 - 박기묵 기자 | 엔지니어 - 김성기 감독

CBS NocutNews Sports Talker '뉴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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