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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엘롯기' 흑역사, 이대로면 또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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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KIA, 반전 계기 없으면 하위권 가능성

'우리 다시 맺어지면 안 되는데...' 프로야구 최고 인기팀으로 꼽히는 LG-롯데-KIA는 올 시즌 초반 동반 부진하면서 '엘롯기' 동맹이 7년 만에 재결성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시진 롯데, 김기태 LG, 선동열 KIA 감독.(자료사진=KIA, LG)

 

'엘롯기'의 흑역사가 다시 도래할 것인가. 아직 이르지만 시즌 초반 양상이 이어진다면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을 다투는 LG-롯데-KIA 얘기다. '엘롯기'는 2000년대 부진을 보인 세 팀 팬들이 맺은 자조적인 동맹의 표현이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소외됐던 아픔이 있었다. 롯데도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가을야구에서 들러리였고, KIA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2005, 2007년 최하위에 머문 바 있다.

최근 6년 동안은 '엘롯기'라는 말이 유명무실했다. 롯데가 2008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동맹을 깼고, KIA도 2009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LG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했다. 지난해 중반에는 사상 처음으로 세 팀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엘롯기' 표현이 재등장할 조짐이 조심스럽게 엿보이고 있다. 세 팀이 시즌 초반 지지부진한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LG-롯데, 잇딴 연장패…KIA 마운드 불안

지난해 정규리그 2위 돌풍을 일으킨 LG는 올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16일 현재 3승9패 승률이 2할5푼에 불과하다. 최근 잇딴 연장 승부의 어려움 속에 6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에이스 리즈의 공백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00이닝 이상 등 3년 연속 30경기 이상 책임져준 리즈를 대체할 연패 스토퍼가 없다는 것이다. 리오단(2패), 류제국, 티포드(1패), 우규민 등 LG 선발진 중 승리 투수는 지난달 30일 두산전 신인 임지섭이 유일하다. 연장만 4경기를 치르는 등 불펜 불안과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롯데 역시 탄력을 좀처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KIA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던 롯데는 이번 주중 경남 라이벌 NC와 '부창 더비'에서 연이틀 연장 역전패를 당했다. 5할 승률(6승6패), 5위로 내려앉았다.

연이틀 불펜이 불안했지만 팀 평균자책점(ERA)은 3.92, NC(3.72)와 함께 리그에서 유이하게 3점대로 괜찮다. 그러나 팀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팀 타율 2할6푼2리로 한화(.246)와 삼성(.257)보다 높아 7위다. 특히 중심 타자 히메네스, 최준석, 강민호의 득점권 타율이 각각 2할5푼, 1할8푼2리, 1할로 떨어진다. NC와 경기에서도 경기 후반 타선 힘 대결에서 밀렸다.

KIA도 7승9패 6위에 그치고 있다. 역시 마운드가 문제다. 팀 ERA가 5.30으로 한화(5.43)에 간신히 앞선다. 선발 김진우의 부상 공백 속에 양현종이 2승1패 ERA 0.45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2승(1패)을 거둬준 홀튼도 16일 한화전에서 2이닝 5실점 조기 강판했다. 믿을 만한 베테랑 불펜이 없어 김병현을 넥센에서 긴급 영입하기도 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그러나 세 팀이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약점이 이어진다면 '엘롯기' 동맹은 7년 만에 재결성될 수도 있다. 세 팀의 분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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