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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에서 사임까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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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KBS보도국장이 9일 오후 전격 사임했다 (윤창원 기자)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전격 사임했다.

하지만 사임 기자회견에서 길환영 KBS 사장을 거론하며 "보도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해 KBS 보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국장은 9일 서울시 여의도동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도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으나 그러지 못했다"며 "오늘부로 보도국장직을 사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작은 씨앗이 되려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국장은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세월호 관련 유족들은 지난 8일 밤, 유족들은 KBS를 방문, 길환영 사장과 김 국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해당발언은 지난 28일 KBS 근처 식당에서 과학재난부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시리즈를 기획해보자'는 의도로 발언한 것"이라며 "앞뒤 사정은 다 빼고, 이를 왜곡 보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앞에서 보도국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국장은 9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사임했다. 황진환기자

 




이어 "언론노조가 제 발언에 문제를 삼는 이유는 제가 보도국장이라는 직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보도국장 지위를 이용해 상식에 어긋난 문제를 뉴스에 반영해 왔다는 것인데, 노조가 비난한 것처럼 그렇게 KBS 뉴스가 받아들여졌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이 '반성한다'고 글을 올리고, KBS 보도 간부들이 헌화하러 간 자리에서 유족들이 항의할 만큼 KBS 보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에 대한 지적에는 "KBS만큼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언론사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KBS의 보도 자율성은 보장돼 있다"며 "누구나 불만이 있을 수 있다. KBS는 그런 불만도 수용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가족들의 불만은 공영방송에 대한 개념이 헷갈린 데서 온 것 같다. 정부가 밉고, 대통령이 미우면 KBS까지 같이 미운 게 작용하는 것 같다. 여기에 KBS는 언론 대표다보니 언론이 잘못하면 욕을 먹는 게 합쳐졌다. 우린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의 노력은 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사퇴와 더불어 '숙원'이라는 제목으로 길환영 KBS 사장의 보도 개입을 비판해 또 다른 파장이 예고됐다.

김 국장은 "KBS 사장은 확실한 가치관을 가진 이사가 돼야 하며, 단임제로 해야 한다"면서 "사장 임기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길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보도간부들의 임기도 보호되고, KBS가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언론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사망자와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하 김시곤 보도국장 모두 발언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 고통과 슬픔 얻어주고 언론과 노동운동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언론노조 KBS본부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묵과할 수 없어 사실을 전하려 한다. 앞으론 반론 싣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명예훼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1. 세월호 사망자는 교통사고 사망자에 비하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는 것에 대해 말하겠다. 세월호 참사 한창이던 지난 28일, KBS 근처 중국집에서 과학재난부 담당들과 점심식사 자리가 있었다. 세월호 사고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것이니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시리즈 기획해보자고 말했고,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늘었지만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와 미디어오늘 등 진보언론들이 이를 왜곡해 보도했다.

반성문에 대해서도 제 이름 걸고 ‘KBS가 유족 얘기 다 들어줘야 하나’ 이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사실이 아니기에 항의하고 문자까지 보냈지만 ‘당해봐라’식이었다. 하지도 않은 말이었지만 진보매체에서 기사화 됐고, 사설까지 작성됐다. 사실을 왜곡해서 보도하는 태도는 근절해야한다.

언론노조가 제 발언에 문제를 삼는 건 제가 보도국장이란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지위를 이용해 위험하고 상식에 어긋난 문제를 뉴스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KBS 노조가 비난한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여졌나.

현장에서 가장 장시간 열심히 일한 건 언론노조가 아니라 100명의 기자와 각 스태프, 방송요원이다. 보도국장 또한 이들과 함께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또한 KBS는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가장 많은 시간 동안 진지하게 선도적으로 보도했다. 보도국장에 대한 평가는 뉴스에 대한 평가다. KBS뉴스 평가는 노조가 아니라 건강하고 보편타당한 사고를 가진 시청자가 할 것이다.

2. 검은옷 착용 금지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었다. 처음 지시를 내렸던 당시엔 사망자보다 실종자가 많았던 때였다. 아직 실종자들의 생사도 불분명한데, 앵커가 상복 비슷한 것을 입으니 시청자들의 비난이 있었고, 타당한 말이라 검은 옷을 지양하자고 얘기한 것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시청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했지만, 개인번호로 계속 연락이 왔다. 실제로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전복 침몰 가능성. 충격 상쇄 제안 등이 제 휴대전화로 제보가 왔다. 그리고 이건 KBS 뉴스로 반영됐다.

과거에 노조 전임자이자 간사직을 맡았다. 노조가 이렇게 변질되고 정치적이라는 게 실망스럽다. KBS와 조직을 무력화하려고 하는데, 이런 실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숙원

1. KBS 사장은 확실한 가치관을 이사가 돼야 한다.
1. KBS 사장 임기는 단임제로 해야 한다.
1.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 사퇴해야한다. 그 외 사장 임기는 계속 돼야한다.
1. 보도본부장 3년 임기도 보호돼야 한다.
1. KBS가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언론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1. 이번 일을 계기로 여야 모두 보수 진보 모두 떠나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 목적 달성하는 수단 되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방송 보도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으나 오늘부로 보도국장 사임하려 한다.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작은 씨앗이 되려한다.

세월호 사망자와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자리에서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하 일문일답

▲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이 반성한다는 글을 올릴 만큼 사내에서 반발이 컸다. KBS 헌화 자리에서 유족들이 항의할 만큼 신뢰가 떨어졌다. 이런 분노의 이유에 대해 보도책임자로서 말해달라.

-의견표출을 KBS만큼 자유롭게 할 수 있나? 자신 있게 손 들어 달라. KBS는 보도 자율성이 보장돼 있다. 누구나 불만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불만 수용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유가족들 불만은 공영방송에 대한 개념이 헷갈린 것 같다. 정부가 밉고, 대통령이 미우면 KBS까지 같이 미운 게 작용한 것 같다. KBS는 언론 대표다. 언론이 잘되지 않을 때 욕을 먹는데 이 둘이 합해져서 그런 것 같다. 우린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의 노력은 다했다.

▲ 유족들이 찾아온 이유는 교통사고 숫자 비교 발언보다는 사고에 대한 KBS 보도,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했을 때 박수 소리 편집, 조명탄 터지는 것 등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내 막내기자들이 얘기한 문제점이자 다수 시청자들이 말하는 문제점인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박대통령 촬영은 풀 카메라라 유족들 소리가 잘 안들어 가기도 한다. 편집할 때 의도해서 편집하지 않았다. 여건이 되지 않아 편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노조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사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는 다른 사건이기에 단순비교는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다른 사건이지만 안전불감증이란 공통점이 있다. 가장 큰 피해가 교통사고니 그런 얘기를 한 것이다.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은 절대 아니다.

▲ 독립성 지키지 못하고 사퇴했다고 발언했는데 독립성 지키지 못한 부분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길환영 사장이다.

▲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희생자 입장을 외면하고 정부 입장을 대변한게 문제가 됐다. 김 국장 발언만 논란으로 부각시키는 건 편파보도 논란을 피하려는 게 아닌가?

-이번 경우는 특수한 사고다. 어린 학생들이 희생이 됐고, 어른들의 말을 들은 착한 학생이 희생됐다. 그리고 어른들은 의무를 져버렸다. 사고가 나기까지 모든 규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었다. 많은 걸 다루려다보니 실종자 가족들 아픔은 감소됐다. 우리는 사고 예방하고 냉정하게 원인 따지는 게 주업무다. 가족들 아픔 보듬는 건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보완이 될 것이다.

▲ 이날 이후 반론이나 이런 거에는 명예훼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기사화 된 부분에 대해서는?

-소급해서 소송 진행할 것이다. 개인이 할지 KBS가 할지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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