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곽태휘 (자료사진/노컷뉴스)
쓰러진 채로 심판을 바라보며 애원한다고 해도 이미 내려진 판정이 바뀌는 일은 없다.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명심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월드컵 무대를 앞둔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10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어이없는 장면이 나왔다. 실점이 문제가 아니었다. 과정이 문제였다.
한국이 0-1로 뒤진 전반 44분 가나의 간판 스타 아사모아 기안이 중앙선 부근에서 중앙 수비수 곽태휘와 경합을 벌인 끝에 공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곽태휘가 넘어졌고 그는 넘어진 채로 심판을 바라보며 항의의 뜻이 담긴 눈빛을 보냈다.
그 순간 동료들은 곽태휘의 행동을 보며 심판이 반칙을 선언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주위에 있던 선수들의 발이 동시에 멈춰섰다. 그러나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이미 탄력을 받은 기안은 그대로 골문을 향해 질주했다. 한 차례 멈칫한 선수들이 따라가기에는 늦었다. 기안은 여유있게 골문 구석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심판이 휘슬을 들고 경기를 지켜보는 스포츠 경기에서 통용되는 말이 있다. 휘슬 소리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하던 플레이를 멈춰서는 안된다. 반칙 여부를 선수가 판단해서는 안된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가나에게 0-4로 완패했다. 수비는 무너졌고 공격 역시 날카롭지 않았다. 역습에 대한 대비는 그동안 어떤 훈련을 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무기력했다.
그러나 아직 시간은 있다. 가나와의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보고 보완해야 한다. 집중력 역시 마찬가지다. 본선에서 방심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