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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무너진 홍명보호 '박지성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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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박지성의 존재감이 그리웠던 날이다 (자료사진/노컷뉴스)

 



중원에서 공을 잡은 기성용이 왼쪽 측면을 타고 전진하는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건넸다. 기성용의 패스는 느렸고 손흥민은 빨랐다. 공은 허무하게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손흥민도, 기성용도 서로를 바라보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과 알제리의 H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무섭게 변했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후방에서 넘어온 기성용의 패스를 등으로 받아 감각적인 방향 전환 페이크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문을 열었다.

이후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공격 전환의 선이 굵어졌다. 그러나 전반전 내내 문제였던 수비 집중력은 변함이 없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지고 12분 만에 추가골이 나왔다.

한국은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줬다. 전반 26분과 28분, 이슬람 슬리마니와 라피크 할리시가 골문을 열었다. 전반 38분에는 압델무멘 자부가 골을 넣었다.

알제리는 중간을 생략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가는 패스로 공격수와 수비수 경합을 붙였다. 홍정호와 김영권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렇게 2골을 내줬다. 할리시의 골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김영권이 쇄도하는 할리시를 놓쳤다.

축구에서는 언제든지 골을 내줄 수가 있다. 만회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2골을 내준 뒤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예외없이 모두가 우왕좌왕 했다. 구심점을 잡아줄 선수가 없어보였다.

새벽 졸린 눈을 비벼가며 축구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박지성의 이름을 떠올렸다.

만약 손흥민의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한국은 어떻게 됐을까. 그나마 흥을 살린 게 손흥민의 반격이었다. 1-4로 뒤진 후반 27분 구자철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는 분명 저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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