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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만약 처음부터 김승규가 뛰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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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1경기 뛰고 세이브 부문 전체 23위…정성룡은 2경기 5개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른 골키퍼 김승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결과가 모든 것을 다 말해줄 것이라고 답해왔다. 마침내 결과가 나왔다. 결과론으로 따져보자. 대표팀의 수문장은 처음부터 김승규가 맡아야 했다.

정성룡(수원)의 강점은 경험과 안정감이다. 그런데 최근 1년동안 불안한 모습을 노출할 때가 많았다.

작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낮게 깔린 크로스를 뒤로 흘려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작년 K리그 클래식 포항전에서는 평범한 공중볼을 놓쳐 실점하는 황당한 장면을 남겼다.

지난 3월 그리스전은 실점없이 마쳤다. 그러나 골대를 맞히는 장면이 세 차례나 있었고 이 때마다 정성룡은 이렇다 할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행운이 따른 경기였다. 어쨌든 골키퍼가 실점없이 경기를 끝냈다는 점은 호평받아야 마땅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정성룡을 주전 골키퍼로 낙점했다. 정성룡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 5골을 허용했다. 본선 2경기에서도 5골을 허용했다. 남아공 대회를 포함하면 월드컵 6경기에서 13실점을 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의 최근 6경기 기록이 13실점이다.

홍명보 감독은 왜 정성룡을 고집했을까.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 골키퍼는 수비진 전체를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대항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승규(울산)가 있었다.

김승규는 지난 해 울산 현대의 준우승에 기여한 주역이다. 김신욱이 득점왕을 차지하며 공격을 지휘했다면 김승규는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무실점 경기 부문 1위(14경기)를 차지했고 경기당 실점률 역시 0.84(32경기 27실점)로 부동의 1위였다. 정성룡의 실점률은 1.21(34경기 41실점)이었다.

김승규는 올해도 0점대 실점률(12경기 8실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왔다. 지난 해 8월 페루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 조금씩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월드컵 무대에 나서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면하기에는 김승규의 최근 1년 상승세가 눈부셨다. 특히 순간 반응속도는 김승규를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김승규는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해 골문을 비우고 나와 밖으로 공을 쳐내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알제리전 코너킥 상황에서의 실점과 비교해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빠르고 자신감이 넘쳤다"고 호평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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