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최고의 이슈는 단연 배우 김민준의 손가락 욕설이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인천공항을 방문한 그는 다른 이슈를 취재하기 위해 모였던 기자들이 자신을 향해 카메라플레시를 터뜨리자 욕을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를 취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민준 소속사는 즉각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사죄의 의미를 밝혔다. 소속사는 “공인으로서 변명할 여지없이 적절치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사전적 의미의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민준은 ‘공인’은 아니다. 그는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인일 뿐이지만 공인은 아니다.
그렇다면 유명인은 욕설을 해도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공항같은 공공장소에서 특정인에게 욕설을 해 불특정, 또는 다수의 제 3자가 가해자의 욕설내용을 들을 수 있다면 모욕죄가 성립된다. 김민준의 손가락 욕설은 불특정다수가 그 장면을 목격했고 사진이 찍혀 온라인에 삽시간으로 퍼졌다. 유명인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이어도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오롯이 김민준 개인의 잘못이라고 보기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소속사가 배포한 보도자료 설명을 보면 “개인일정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던 상황이었다”라며 “촬영에 무방비한 상태였고 원치 않던 취재였다”고 적혀있다.
이날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2014 스타 위드 케이팝 라이브 인 광저우’ 콘서트에 참석하는 아이돌 스타들의 출국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민준은 우연히 목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김민준의 출국은 ‘언론의 알권리’와는 무관한 존중받아야 할 그의 사생활인 것이다.
그렇다고 김민준 개인의 잘못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속시원하다”는 반응이지만 초등학생 절반이 연예인을 꿈꾸는 나라에서 스타가 공공장소에서 욕설을 하는 모습은 자칫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 그의 해결방법은 폭력적이고 세련되지 못했다.
▶급증한 온라인 연예매체...포털기반 취재 문제언제부터인가 국내 온라인 연예매체의 사진부 기자들이 인천공항을 출입이 늘기 시작했다. 아마 온라인연예저널리즘이 활성화되고 한류붐이 일기 시작한 2010년을 전후해 일명 ‘공항패션’ 취재라는 명목 하에 출입이 활발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알려졌다시피 이러한 ‘공항패션’은 기획사와 패션업체들의 ‘홍보용’이라는 게 정설이다. 국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의 경우처럼 금의환향하거나 ‘뎅기열’ 논란 뒤 귀국한 신정환처럼 스타의 심경을 듣기 위한 취재가 아니라 단순히 스타들이 공항을 이용할 때 착장 등을 촬영하기 위한 취재라는 것. 실제 공항 취재 결과물이 보도될 때 즈음에는 스타들이 입은 의상이 자사의 의상이라는 의류홍보업체들의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이는 포털사이트에 기반한 온라인 연예매체가 급증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포털사이트에서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는 게 매체 생존의 일환이 되면서 바이라인이 없는 무기명 베끼기 기사, TV리뷰 기사와 검색어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예 방향을 틀어 파파라치성 취재를 하는 매체도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