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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꼬였지만' 삼성, 1위 저력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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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0회초 결승타를 때린 이승엽.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넥센전이 열린 11일 목동구장.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이 빠진 5번 타순에 박한이를 넣을 생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왼쪽 어깨가 안 좋아서 던지는 데는 문제가 있지만, 일단 오더에는 적어놨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지난 8일 롯데전에서 전준우의 타구를 잡으려다 뒹굴었다. 그 때 어깨를 살짝 다쳤다. 류중일 감독은 마지막까지 지켜본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성래 수석코치가 나타나 류중일 감독을 불렀다. 류중일 감독은 "한이 안 돼요?"라고 묻더니 이내 자리를 떴다. 이미 작성한 선발 출전 명단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결국 박한이가 빠지고, 이승엽이 5번 타순에 배치됐다. 우익수 자리에는 김헌곤을 넣었다.

시작부터 꼬인 셈이다.

여기에 3회초에는 채태인이 2루타를 치는 과정에서 등에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5회말 수비부터 박한이가 들어갔고, 중견수 박해민이 1루로, 우익수 김헌곤이 중견수로 각각 자리를 바꿨다. 류중일 감독이 경기 전 구상했던 그림이 완전히 틀어졌다.

게다가 필승 카드인 릭 밴덴헐크마저 무너졌다. 밴덴헐크는 올해 17경기 12승2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 중인 삼성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홈런만 세 방을 허용하면서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삼성은 저력이 있었다. 괜히 1위가 아니었다. 결국 삼성은 연장전까지 들어가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원정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62승2무29패를 기록한 삼성은 2위 넥센(56승1무39패)와 격차를 8경기까지 확 벌렸다.

중심 타선이 제대로 터졌다.

먼저 2회초 이승엽의 투런포, 3회초 채태인의 적시 2루타로 3점을 냈다. 3-6으로 뒤진 6회초에는 무사 1, 3루에서 이승엽의 병살타가 나왔지만, 3루 주자 박한이가 홈을 밟아 추격을 시작했다.

위기 상황에서 삼성을 지킨 안지만.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어진 8회초 넥센의 필승 계투조 한현희를 무너뜨렸다. 박해민이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최형우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선발 밴덴헐크는 와르르 무너졌지만, 삼성 불펜은 넥센 타선을 버텨냈다. 특히 안지만의 호투가 빛났다. 8회초 무사 1, 2루에서 등판한 안지만은 문우람의 번트 실패를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9회초에는 이택근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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