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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KIA "이러다 '비와 타이거즈'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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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경기 좀 합시다' KIA는 26일 목동 넥센 원정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달 들어 벌써 11번이나 경기가 비와 태풍으로 취소됐다. 경기는 고작 12경기를 치렀다. 사진은 지난 20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비 내리는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KIA 선수들.(자료사진=KIA 타이거즈)

 

벌써 11번째다. 8월 들어 지긋지긋하게 비 구름이 따라다니고 있다. 제발 경기를 하고 싶은 KIA다.

KIA는 26일 목동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원정이 경기 직전 취소됐다.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가 온통 물바다가 됐다.

이달 들어서만 11번째 경기 취소다. KIA는 이달 초 태풍의 영향으로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지붕 패널이 떨어져 나가면서 안전 상의 문제로 2~4일 삼성전이 열리지 못했다.

지난 17일부터는 4일 연속 홈 경기가 비로 무산됐다. 징크스는 21일 잠실 LG 원정까지 이어졌다. 거짓말처럼 우천 취소가 결정된 뒤 비가 그쳤다.

26일도 마찬가지였다. 우천 취소 결정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멈췄다. 다만 그라운드 배수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는 무리였다.

사실 선동열 KIA 감독은 경기 전 "오늘도 구름을 보니 심상치 않다"는 취재진의 말에 헛웃음을 지었다. 흐리기만 한 하늘에 '설마'와 함께 현재 연일 우천 취소가 이어지는 팀 상황에 대한 허탈함이 묻어났다.

그런데 정말로 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낙후된 목동 구장 기자실에 샌 빗물이 들이닥쳐 취재진이 긴급하게 노트북을 안전지대로 옮겨야 할 정도였다.

▲"우천 취소에 선수들 컨디션 유지 어려워"

KIA 관계자는 "이러다 KIA 타이거즈가 아니라 '비와 타이거즈'가 될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달 KIA는 11경기가 취소됐고, 12경기만 치렀다. 우천 취소율이 47.8%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 승률보다 높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IA는 이날까지 45승57패로 승률 4할4푼1리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KIA가 아쉬워하는 것은 잦은 경기 취소에 선수들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너무 오래 쉬다 보니 타자뿐 아니라 선발 투수까지 감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KIA는 5일 연속 개점휴업한 지난주 팀 타율이 2할1푼3리에 불과했고, 평균자책점은 5.88이나 됐다.

전날 한화와 홈 경기에 12일 만에 선발 등판한 임준섭도 "컨디션 조절은 핑계 같다"면서도 "그러나 영향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KIA는 23일 한화전에서 박기남의 끝내기 안타로 6-5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하루를 공친 뒤 25일에는 0-9 영패를 안았다. 선 감독은 "다음 날 경기를 했다면 분위기가 달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사실 KIA는 전반기에는 귀신처럼 비를 피해다녔다. 8월 그처럼 우천 취소가 잦았어도 25일까지 102경기를 치렀다. 넥센-LG(105경기), NC(104경기), SK(103경기) 다음이었다. 그런 KIA가 8월 들어 귀신처럼 비가 붙어다니고 있다.

잇딴 비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는 KIA. 기우제가 아니라 기청제(祈晴祭)라도 지내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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