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참수를 경고한 미국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의 어머니가 공개적으로 아들의 석방을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트로프의 어머니인 셜리 소트로프는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IS의 최고지도자(칼리프)를 자처하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직접 호명, "IS의 칼리프인 당신은 우리 아들을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 "자비를 베풀어 아들을 석방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칼리프 등극을 자처했지만 이슬람권 내에서도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 알바그다디를 '최고지도자'라고 부른 것이 눈길을 끌었다.
권위를 인정받은 알바그다디 입장에서는 자신이 책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소트로프 기자를 석방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트로프 기자의 어머니가 '최고지도자'라고 부른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 소트로프는 아들이 납치된 뒤 이슬람교를 공부해왔다면서 코란을 직접 인용하며 알바그다디에게 "예언자 무하마드의 선례를 따라 자비를 베풀라"고 거듭 촉구했다.
특히 이슬람교에서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해 책임질 수 없다는 교리가 있지 않느냐며 "아들은 기자에 불과한 만큼 미국 정부의 죄를 책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급진주의 테러 전문가는 "알바그다디는 자신이 장악한 지역 외에서는 전혀 권위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번 호소는 소트로프 기자에 대한 동정 여론을 환기시켜 알바그다디에게 압박을 가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트로프는 지난해 시리아 알레포에서 납치됐지만, 그의 안전을 우려한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IS가 참수한 제임스 폴리 기자의 옆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공개되며 피랍 사실이 전세계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