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의 문태종이 30일 스페인 그린 카나리아에서 열린 농구 월드컵 앙골라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사진 공동취재단 제공)
대회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팀에게나 크게 작용한다. 16년 만에 다시 밟은 세계 무대의 첫 경기에서 '1승 타겟'으로 설정한 팀을 만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느끼는 긴장감은 상당히 컸을 것이다.
불안요소는 또 있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표팀의 실전 감각은 바닥 수준이었다.
문태종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린 카나리아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D조 앙골라전에서 69-80으로 패한 뒤 FIBA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대회 전) 마지막으로 치른 실전은 뉴질랜드전이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태종은 "뉴질랜드전은 좋은 경쟁을 통해 우리가 더 발전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우리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그 경기가 열린 것은 한달 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 7월 뉴질랜드와 5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마지막 경기는 7월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농구 월드컵에도 진출한 강호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
그러나 양팀에게는 차이가 있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 이후에도 꾸준히 친선경기를 치러 대회를 준비했지만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8월19일 진천선수촌에서 국내 프로팀 서울 삼성을 상대한 것이 전부였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대표팀은 앙골라전에서 전반까지 극심한 야투 난조를 보인 끝에 18-36으로 뒤졌다. 후반 들어 반격을 펼쳤으나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앙골라전은 문태종에게 생애 첫 농구 월드컵 출전이다. 귀화하기 전 유럽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미국 출신의 문태종이지만 미국 대표팀에 뽑히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다. 지난 6월 대표팀 소집 당시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문태종은 "농구 월드컵에 나가본 적이 없다. 꼭 출전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1승 제물을 상대로 졌지만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는 문태종이다. 문태종은 "우리의 목표는 최소 2승을 거둬 4위를 차지하는 것이다"라며 앙골라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던 2011년 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때보다 자신의 역할이 줄어들었다는 문태종은 지금 맡고있는 팀내 역할이 더 편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