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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재난보도준칙 제정…취재·보도 기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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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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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보도 문제 계기로 처음 마련돼

 

언론계가 재난 발생 시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 기준을 담은 재난보도준칙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5개 언론단체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보도준칙'을 선포했다.

재난보도준칙은 이날부터 시행되며 준칙의 제정에 참여했거나 준칙에 동의한 언론사가 이를 어기면 각 사가 속한 심의기구의 제재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별 언론사 또는 개별 단체가 보도준칙을 제정한 사례는 있었지만 언론단체들이 공동으로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 때에도 재난보도준칙 제정을 위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됐지만 여론 수렴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총 15개 언론단체가 실천하기로 한 재난보도준칙은 크게 전문, 3개 장(章), 부칙으로 구성됐으며 조문은 총 44개에 달한다. 준칙의 전체적인 내용은 재난보도의 우선가치를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에 두는 방향으로 제정됐다.

준칙은 전문에서 "재난보도는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고 적었다.

준칙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제2장 취재와 보도'는 일반준칙, 피해자 인권 보호, 취재진의 안전확보, 현장 취재협의체 운영 등으로 세분화됐다.

특히 일반준칙은 ▲ 비윤리적 취재금지 ▲ 무리한 보도 경쟁 자제 ▲ 취재원에 대한 검증 ▲ 선정적 보도 지양 등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사회 문제가 됐던 언론사의 재난 취재·보도 관행을 지양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았다.

제3장은 '언론사의 의무'로 사후 모니터링,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재난관리당국과의 협조체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언론단체들은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잘못된 재난 취재·보도 관행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재난보도준칙 제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자협회가 사고 나흘 만에 '세월호 참사 보도 가이드라인' 10개 항을 발표한 데 이어 재난보도준칙 제정 방안 토론회를 연 것이 기폭제가 됐다.

신문협회가 기자협회를 포함해 4개 언론단체에 재난보도준칙의 공동 제정을 제안했고, 기자협회는 준칙제정위원회를 만들어 시안 작성에 들어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준칙 제정 사업의 재정적 후원과 사무지원을 맡았다.

이어 5개 언론단체 대리인과 이연 선문대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된 공동검토위원회가 지난달 공청회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10개 언론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 세월호 참사 다섯 달 만에 준칙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송필호 한국신문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안전시스템은 물론 재난의 취재·보도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과 대안 마련이 필요함을 확인시켰다"면서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선포한 준칙을 올바로 지키지 않는다면 언론에 대한 감당 못할 불신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희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은 재난보도준칙 제정에 대해 "언론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잘못된 곳을 고치는 작업의 일환이며 한국 언론의 자정 노력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언론단체들은 이날 재난보도준칙 선포에 이어 정부 당국에 대한 요구 사항 4개 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사의 오보와 과장 보도들은 1차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정부 당국에 책임이 있다"며 "정확하고 신속한 재난보도를 위해서는 언론 못지않게 정부와 재난관리 당국의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공개와 이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당국에 재난보도준칙이 규정한 '재난현장 취재협의체'의 요구를 존중하는 한편 '재난상황 언론브리핑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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