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덕. (자료사진=대한사격연맹)
우리나이로 마흔둘. 하지만 박봉덕(동해시청)은 여전히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선 사격 대표팀 최고령. 하지만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박봉덕은 25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동메달,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총을 잡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인 1986년. 어느덧 20년이 넘게 총을 쏘고 있는 박봉덕이지만,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모르톤신경종으로 발의 신경을 잘라내기까지 했다.
박봉덕은 "20대 초반 상무에서 기록이 안 나올 때 그만 둘까 고민을 했다. 총이 너무 안 맞았다"면서 "30대 때는 발이 저려서 걷지도 못했다. 모르톤신경종으로 신경을 잘라냈다. 사격화나 전투화를 꽉 조이다보니 생긴 병인데 그 때도 좌절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기라는 것이 박봉덕을 지금도 사대 위에 드러눕게 만들었다.
박봉덕은 "오기가 생겼다. 한진섭(33)이 치고 올라올 때 나는 슬럼프를 겪었다"면서 "그래서 더 오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박봉덕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사실상 마지막이다. 사실 지도자 전향도 생각했다. 하지만 권총에 비해 열악한 소총 종목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없었다. 후배들이 올라온다면 당당히 은퇴할 생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끝까지 소총을 내려놓지 않을 계획이다.
박봉덕은 "나이가 많다보니 거의 끝물이라 생각했다. 후배들이 잘 해줘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했다"면서 "마지막이라 보면 된다. 지도자의 길도 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후배들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지만, 실력이 되면 계속 사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