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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졌다면…' 韓 야구, 상상조차 싫은 끔찍한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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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이겼잖아' 안지만(1번)이 28일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재원을 달래고 있다.(인천=황진환 기자)

 

한국 야구가 힘겹게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뤄냈다. 발톱을 감췄던 대만에 하마터면 일격을 당할 뻔했다. 그랬다면 정말 많은 것들을 잃어야 했던 한국 야구였다.

류중일 감독(삼성)이 이끈 대표팀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에서 6-3 신승을 거뒀다.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2회 연속 우승이다.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6번 중 네 번째 정상이었다.

하마터면 잃은 것이 너무나 많았을 뻔했다. 아시안게임 최강이라는 자부심은 물론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 또 제 2의 류현진(LA 다저스)을 꿈꾸는 해외 진출도 물거품이 될 뻔했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양강인 일본은 아시안게임에는 사회인 선수를 내보낸다. 대만 역시 최강팀은 아니었다. 한국만이 프로 정예를 꾸려 출전시켜온 터였다. 이런 가운데 결승전 패배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일이었다. 2006년 도하 대회 때가 그랬다.

▲亞 최강-병역 혜택-해외 진출 '다 무산'

특히 병역 미필 선수들의 혜택이 날아갈 뻔했다. 이번 대표팀에 미필 선수는 차우찬(삼성), 한현희(넥센), 유원상(LG), 이재학(NC),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 등 투수진과
김민성(넥센), 오재원(두산), 황재균, 손아섭(이상 롯데), 김상수(삼성), 나성범(NC), 나지완(KIA) 등 야수까지 13명이었다.

만약 졌다면 이들은 2018년 자카르타 대회까지 기다려야 하거나 입대해야 했다. 특히 나지완, 황재균, 오재원 등은 나이가 꽉 차 꼼짝없이 군대에 가야 했던 상황. 팀의 핵심 선수들이라 각 구단의 전력 공백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도 낮아질 위기였다. 내년부터 kt의 1군 가세로 10구단 체제가 펼쳐지는 프로야구는 벌써부터 선수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미필 선수들이 대거 빠진다면 리그의 질적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에 김광현(SK)의 해외 진출도 물거품이 될 뻔했다. 2007년 데뷔한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구단 동의 하에 해외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 일수가 8일 모자란 상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 대표팀 합류 기간이 산정돼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이날 김광현은 이날 5⅔이닝 4탈삼진 5피안타 3실점했다. 2-3으로 뒤진 가운데 교체돼 패전 투수가 됐다면 FA 자격과 함께 해외 진출도 날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팀이 8회 극적인 역전을 이루면서 김광현은 새로운 무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대만과 결승에서 만약 졌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가정이다. 이겼으니 소용이 없는 생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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