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1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이 좌전안타를 때린 뒤 전광판을 확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지난 17일 LG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민병헌(두산)은 대주자나 대수비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타율 3할6푼(4위)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민병헌이지만, 국가대표 외야진의 벽은 높았다.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두산)에 타격 6위(3할5푼7리), 최다안타 2위(158개)를 기록 중인 손아섭(롯데), 그리고 올해 타율 3할3푼에 홈런 29개(5위)를 달리고 있는 나성범(NC)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민병헌은 LG와 연습경기에서 대주자와 대타로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드나들었다.
하지만 민병헌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22일 태국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A조 1차전을 앞두고 황재균(롯데)의 타격감이 떨어진 것.
당초 류중일 감독은 황재균을 1번타자로 점찍었다. 3루 수비는 김민성(넥센)이 대신 할 수 있지만, 1번 타자 역할을 맡을 선수는 민병헌 밖에 없었다. 결국 손아섭을 지명타자로 바꾸면서 민병헌을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민병헌은 태국전에서 3타수 2안타를 쳤고, 이어진 대만전에서도 안타 2개를 쳤다. 특히 홍콩전에서는 2루타가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대표팀 타선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중국과 4강에서도 안타를 때리면서 4경기 타율 5할(16타수 8안타)을 찍었다.
결승에서도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중심 타선이 침묵했지만, 민병헌은 부지런히 살아나가며 찬스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