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병역 혜택만 본다고?" 김현수가 감히 말한다, 태극마크의 의미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선수들은 병역이 아니라 태극기를 보고 온다' 28일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승리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뻐하고 있다.(인천=황진환 기자)

 

한국의 2회 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28일 결승전에서 대만을 6-3으로 누르고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회까지 2-3으로 뒤지다 8회 대거 4득점하며 극적으로 이뤄낸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야구는 논란이 적잖았다. 워낙 약체인 다른 국가들 속에 한국의 독주가 유독 두드러졌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에는 병역 혜택을 위해 한국만 프로 정예들을 투입해 대회의 재미가 반감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억울하다. 단지 혜택만을 바라고 출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해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것이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김현수(26, 두산)라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 병역 혜택을 받은 뒤에도 변함없이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그이기에 설득력이 있는 주장을 들어봤다.

▲"병역만 신경? 내 가슴에 태극마크 있다"

결승전 뒤 김현수는 "정말 힘들게 이겼다"면서 "선수들이 진짜 부담감을 이겨내기 힘들었는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한 가지 마음이 아픈 게 있다"고 운을 뗐다. 김현수는 "쉽게 이기면 너무 쉽고 재미없다 그러고 어렵게 이기면 해이해졌다고 한다"면서 "선수들은 대한민국을 품에 안고 코리아를 가슴에 새기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병역 혜택을 위해서만 나왔다는 의견들을 볼 때 마음 아팠다"고 털어놨다.

병역이나 FA(자유계약선수) 취득 일수 등 혜택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가 돌덩이처럼 짓눌렀다. 김현수는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고 하는데 못했을 때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이 있다"면서 "그런 긴장감을 이겨내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난 병역과 관계없이 때린다' 28일 대만과 결승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김현수.(인천=박종민 기자)

 

김현수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일본과 예선에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9전 전승 우승 신화를 함께 썼다. 뿐만이 아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가대표 경기라면 그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현수는 5경기 타율 4할2푼1리 8안타 4타점 7득점으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병역 혜택 이후에도 대표팀에 개근하며 한국 야구를 빛냈던 것이다. 그런 김현수이기에 선물만 바라고 뛰는 게 아니라는 항변은 너무나 정당했고, 떳떳했다. 김현수는 "큰 선물 있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만 나오지 않는다"면서 "아시안게임이면 전부 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엄청 큰 부담감으로 나온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야구는 모른다…올림픽도 복귀했으면"

사실 이번 대회는 참가국들의 기량 차이로 콜드게임이 속출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이 메달을 독식하면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지어 아시안게임 야구 무용론, 혹은 폐지론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서도 김현수는 의견을 냈다. 콜드게임도 야구고, 대만과 살 떨리는 결승전도 같은 야구라는 것이다.

'내 가슴에 태극기 있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가의 부름에 항상 대표팀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대만과 예선전 때 안타를 때리고 누상에 있는 모습.(인천=박종민 기자)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 임했던 각오에 대해 "정말 (태국과) 1차전부터 최선을 다했다"면서 "단 한번도 쉬운 경기라 생각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못 하는 나라와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만과 결승이 그랬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10-0,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지만 결승에서 하마터면 질 뻔했다. 김현수는 "대만? 이기기 정말 힘들다"면서 "일본도 사회인 선수가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때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며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김현수는 "올림픽에 야구가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엄청난 부담감을 금메달로 마무리한 김현수와 선수들은 다시 냉혹한 승부의 세계로 나선다. 10월 1일부터 재개되는 프로야구다. 김현수는 "대표팀은 여기서 끝이고, 이제 두산 베어스 선수로 뵙겠습니다"고 씩씩하게 인사한 뒤 버스에 올랐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