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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 챔피언 에루페, 왜 오창석 교수에 안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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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선수들 에이전시 겸 감독…한국 마라톤 발전에도 힘 보탤 것

 

지난 18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2시간5분37초의 국내 대회 최고 기록으로 정상에 오른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한 남자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케냐 사람이 아닌 한국 사람이었다. 바로 백석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오창석 교수였다.

그렇다면 에루페는 왜 오창석 교수의 품에 안겼을까. 오창석 교수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케냐 선수들의 에이전시 겸 감독을 하고 있다"면서 그 궁금증을 풀어줬다.

오창석 교수는 예전 상무 마라톤 감독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외국 대회에 출전했을 때부터 케냐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졌고, 2001년 어학연수를 떠난 미국에서 큐레이 마라톤팀을 창단하면서 케냐 선수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방학마다 케냐로 넘어가 선수를 발굴하고 있다.

오창석 교수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한 달씩 케냐에 가서 선수들을 발굴한다. 현지에 코치를 두고 훈련을 해서 10년 동안 1년에 40~50명씩, 총 200~300명이 한국 대회에 출전했다"면서 "그동안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몇 명 있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로 직접 날아가 선수를 발굴하는 이유는 아프리카 선수들의 잠재력 때문이다. 오창석 교수는 "아프리카가 고산지대라 마라톤에 필요한 스피드와 지구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면서 "현장에 가서 선수들을 훈련시키면서 5km, 10km 기록이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에루페였다. 에루페는 우승 상금으로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을 받았다. 한 달 수입이 5~10만원에 불과한 케냐에서는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액수다. 오창석 교수는 "너무 감사하다고, 자기는 앞으로 세계기록도 세울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이제 오창석 교수는 한국 마라톤의 발전에 눈을 돌렸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오동진 회장의 프로젝트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오창석 교수는 "우수한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도 합동훈련을 하면서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5km, 10km에 유망주가 있다. 중고등학교 때 체계적으로, 케냐 선수들이 고산지대 이점을 잘 살리는 것처럼 우리 선수들도 고산지대 훈련을 통해 기량이 향상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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