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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부터 해법까지 다른 노사...연내 대타협안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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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하향평준화, 강행시 투쟁' vs 재계는 '상향평준화, 해외로 뜰 것'

 

"이미 짜여진 각본을 갖고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마치 (IMF 당시 노동유연화 정책이 본격화됐던) 96년, 97년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정책을 편다면 이 추운 겨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민주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

"IMF 때 일부 산업들을 고려한 (유연화)정책이 있었지만, 이후 정책들은 기존 일자리를 보호하는 '상향평준화' 식이었다. 노동규제를 강화하며 (비정규직) 처우까지 개선하라고 하면 기업은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한국경총 이형준 노동정책본부장)

IMF 이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노사 양측의 4일 내놓은 평가다. 노동조건에 대해 노측은 '하향평준화'를, 사측은 '상향평준화'가 진행됐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그밖에주요쟁점에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다 못해 대척점에 서 있었다.

양측은 연내 나올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만 통했다. 노측은 투쟁, 사측은 해외로 간다는 식이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오는 19일까지 대타협안을 도출키로 했지만, 비관적인 전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관련 토론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지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언급하기도 했던 '정규직 과잉보호' 여부다.

한국경총 등 사측과 기업 산하 연구원들은 정규직의 고용경직성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용 안정을 위한 제도가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늘어난다는 주장도 반복됐다. 변양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시장인) 2차 노동시장 개선은 1차 노동시장의 양보로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른바 정규직의 양보를 촉구했다.



이형준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고용에 대한 규제가 늘어날수록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정설"이라며 "비정규직 처우개선이라는 명분 하에 유연성, 효울화 이런 단어조차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비정규직 양산에 따른 수혜자가 누군지를 따져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며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제자리걸음일 때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750조원이 늘었다"며 "기업의 수익부분은 재벌 대기업이 빨아들이는 완결구조"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성과와 직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김 연구원은 "임금체계라고 할 것이 없는 저임금 시장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차원의) 직무급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임금 체계 개편에 대한 얘기는 지난 20년 동안 해왔지만 기업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쓰는 문제는 노동 숙련도 문제와 연결해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 낮은 숙련도가 유지되는 상황이 이후 10-20년 지났을 때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가 이미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인식은 공유하면서도 노동시장 해법에는 각기 다른 대안이 나왔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노동법의 근간"이라면서 "고용안정은 유지하되 임금체계 개편 등으로 정규직이 양보를 통해 비정규직의 상황을 개선하고, 기업은 더 양보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모두 비정규직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며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한정돼 있으나 다들 소득이 필요한 세상이 온다는 것은, 모두 비정규직이 되서 순차적으로 로테이션(순차적 교대)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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