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무명에 가까운 상주 공격수 이정협을 아시안컵을 앞두고 진행하는 축구대표팀 국내 전지훈련에 깜짝 발탁했다.(자료사진=상주 상무)
"비록 주전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상주 상무의 공격수 이정협을 제주 전지훈련에 깜짝 선발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설명이다.
이정협은 지난해 부산에서 K리그에 데뷔했다. 입단 첫해 2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데뷔 호 곧장 입대해 상주 상무의 유니폼을 입은 이정협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시즌 초반보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경기력이 더욱 향상됐다는 평가다.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함께 발탁된 선수들과 비교해 비교적 무명에 가까운 이정협의 예를 들며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한 깜짝 발탁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 전지훈련의 목적으로 아시안컵을 대비한 대표선수의 컨디션 조절과 내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대비 유망주 발굴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집 명단에는 정기적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던 차두리나 김주영, 김영권 등 외에도 최초로 발탁된 선수가 많다"고 입을 연 슈틸리케 감독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려고 한다. 특히 24명의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16명이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다. 젊은 선수를 발탁해 가능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를 한두 번만 보고 뽑은 것은 아니다. 특히 이정협의 경우는 상주 경기만 5차례 보고 선발했다. 비록 소속팀에서 주전은 아니지만 20분, 25분을 뛰는 동안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줬기 때문에 대표팀에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도 당시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을 대표팀에 발탁해 세계적인 선수로 키웠다. 국내 지도자에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박지성이지만 히딩크 감독에게는 '진흙 속의 보석'이었다.
이정협은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강수일(포항)과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황의조(성남)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두고 다퉈야 한다. 자신의 롤 모델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큰 키(186cm)에도 빠른 발과 유연한 움직임이 특징인 이정협이 쟁쟁한 선배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인지 슈틸리케 감독이 시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