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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도 그랬다' 강정호, 마이너리그 각오하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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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빅리그 쉽지 않어야' 넥센 강정호(왼쪽)는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 55억 원의 적잖은 응찰액을 얻어내면서 미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 보장은 쿠바 야구 천재 야시엘 푸이그(오른쪽)도 이루지 못한 만큼 쉽지 않은 과제다.(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한국 프로야구 내야수로는 최초로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둔 강정호(27 · 넥센).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입찰 결과 500만 2015 달러(약 55억 원)의 낮지 않은 응찰액을 얻어냈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최고 낙찰가를 써낸 팀이 밝혀지면 한 달 동안 독점 교섭에 들어간다. 연봉과 계약 기간, 옵션 등 적잖은 협상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일단 몸값 규모는 3~4년 기간에 3~400만 달러 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액으로 본다면 1000~1500만 달러가 예상된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영입 구단 측에서는 포스팅 비용까지 포함해 총액 1500만 달러 안쪽에서 계약을 마무리짓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협상이 잘 풀린다면 최대 2000만 달러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강정호의 포스팅 결과에 대해 "김광현(SK), 양현종(KIA)과는 다를 것"이라면서 "1000만 달러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김광현은 200만 달러(약 22억 원)의 포스팅 응찰액이 나와 이를 받아들였지만 샌디에이고와 협상이 결렬됐다. 양현종은 김광현보다 낮은 150만 달러의 응찰액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亞 내야수 개막 로스터는 단 1명"

몸값보다 중요한 것이 옵션이다. 특히 빅리그 로스터 보장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심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 유격수였지만 자칫 마이너리그에서 세월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 사례들을 보면 빅리그 보장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아시아 내야수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니시오카 쓰요시, 나카지마 히로유키, 가사와키 무네노리 등 일본 무대를 평정한 유격수들도 MLB의 문을 두드렸지만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스즈키 이치로(FA), 마쓰이 히데키(은퇴) 등 외야수들과는 달리 수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송 위원은 "일본 내야수 중 개막전을 빅리그에서 보낸 선수는 이구치 다다히토뿐"이라고 강조했다. 이구치는 2007년 필라델피아에서 뛰었고, 샌디에이고 등을 거쳤다. 다만 이구치는 2루수였고, 그나마도 2008시즌 뒤 이듬해 일본으로 유턴했다. 그만큼 아시아 내야수들이 MLB에서 자리잡기가 어려운 것이다.

강정호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 21일 목동에서 열린 MLB 진출 기자회견에서 강정호는 "빅리그에 계속 있으면 좋겠지만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 있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에이전트와 얘기하면서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이그도 빅리그 보장은 없었다

'빅리그 가면 좋겠지만...' 강정호가 21일 기자회견에 앞서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때문에 현실적으로 강정호는 일단 빅리그 보장 옵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MLB에서도 기량을 인정 받은 선수들이나 할 수 있는 조건이다. 다저스와 7년 4200만 달러에 계약한 쿠바 출신 야시엘 푸이그도 지난해 데뷔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물론 푸이그는 다듬을 부분이 많던 원석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그래도 고액 연봉자 축에 끼는 선수였다.

류현진은 워낙 특별한 경우였다. 한국 무대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내구성과 기량을 인정받은 좌완 투수였다. 그럼에도 100% 빅리그 보장은 아니었다. 송 위원은 "류현진도 완벽한 로스터 보장이 아니라 시즌 중 일정 기간 혹은 선발 등판 횟수 보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보다 낮은 몸값이 형성될 확률이 높은 강정호로서는 일단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송 위원은 "현재 MLB FA시장에는 연봉 600~800만 달러 정도 내야수들이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빅리그에서 검증을 받았고, 강정호는 포스팅이 됐지만 위험 부담이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마이너리그를 각오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강정호가 스프링캠프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개막 로스터에 들고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 사례에서 보듯 그렇지 못할 경우의 수가 더 많다. 그렇다면 차분하게 마음을 먹고 마이너리그에서 미국 야구에 적응한 뒤 올라오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송 위원은 "최상은 역시 처음부터 빅리그에서 뛰는 것이고 그럴 능력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25명 로스터로 정규리그 6개월 중 5개월을 끌고 가야 하는 MLB 팀 사정상 검증되지 않은 선수를 보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제 강정호도 빅리그 보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만큼 마이너리그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등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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