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코트냐' 이충희 전 원주 동부 감독(왼쪽부터)과 서울 삼성 이규섭 코치, 이상민 감독이 10일 연예인 연합팀과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에서 모처럼 실력을 뽐내고 있다.(잠실=KBL)
"백코트가 안 되네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는 못했다. 모처럼 코트에 섰지만 영광(?)을 잇지는 못했다.
1970년 방콕, 1982년 뉴델리,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우승 주역들이 모인 대표팀은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에서 연예인 연합팀에 43-47로 졌다.
대표팀은 70년 우승을 이끈 신동파 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과 박한 현 부회장이 감독과 코치를 맡았다. 선수로는 박수교 SBS 해설위원, 박인규 한국농구연맹(KBL) 감독관, 이충희 전 원주 동부 감독 등 역전의 용사들이 모였다. 여기에 문경은 서울 SK 감독과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추승균 전주 KCC 코치, 김승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등 비교적 젊은 2002년 태극전사들도 끼었다.
당초 지난 8일 훈련에서 대표팀은 나름 의욕을 보였다. 신 감독은 "나이들이 있으니 다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선수 출신들인데 지지는 않겠지"라고 짐짓 자신감을 보였다.
전반을 26-19로 마치면서 명불허전이라는 탄사가 나왔다. 김승현과 조상현 고양 오리온스 코치, 이규섭 삼성 코치(이상 8점), 이상민 감독(6점) 등이 3점슛 2방씩을 터뜨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졌다. 선수 출신 탤런트 김혁(17점)을 비롯해 이상윤(10점), 박진영(8점) 등 만만치 않은 연예인 팀들의 거센 공세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충희 감독(2점)과 문 감독(5점) 등이 분전했지만 우지원 SBS 해설위원 등 젊은 상대를 따라가지 못해 잇따라 속공을 허용했다.
신동파 감독은 "잘 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 백코트를 못 한다"며 웃었다. 이어 "연예인들이지만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모처럼 땀을 흘린 왕년의 용사들은 경기 후 단체 촬영을 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