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던 이청용은 정밀진단 결과 정강이뼈 실금이 발견돼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청용이 12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정강이뼈 부근에 실금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청용은 지난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32분 한교원(전북)과 교체됐다. 후반 24분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오랜 시간 치료를 받고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결국 들것에 실려 교체됐다.
이청용에게 오른쪽 정강이는 잊고 싶은 부상의 아픔이 있는 부위다. 지난 2011~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친선경기에 출전해 정강이 골절을 당해 한 시즌을 재활에만 매진했기 때문이다.
정강이뼈가 두 동강이 나는 큰 부상 이후 이청용은 과거 기량을 되찾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근에야 다시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청용은 또다시 오른쪽 정강이뼈에 부상을 당했다. 경기 직후에는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알려졌지만 정밀진단 결과 생각보다 큰 부상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4년 전 골절돼 여전히 철심이 박혀있는 부위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이청용에게 상당히 중요한 대회였다. 1960년 이후 무려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볼턴을 떠나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기회였다. 실제로 이청용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 다수의 클럽이 아시안컵에서 이청용의 활약을 주목했다.
하지만 불과 1경기 만에 이청용의 희망은 사라질 위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진단 결과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금이 발견됐다. 생활에는 문제가 없으나 훈련은 3주 정도 쉬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청용이 남은 아시안컵에 출전할 수 없다는 상당한 악재다.
물론 모든 결정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당장 성적에 급급해 프로선수로서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불 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이청용의 출전을 섣불리 강행할 수 없다. 최악에는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왼쪽 측면의 손흥민(레버쿠젠)에 이어 이청용까지 쿠웨이트와 조별예선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