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호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이정협(사진 오른쪽)이 이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에도 1-0 승리였다. 그러나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이 끝나고 남은 1-0 스코어와는 의미 자체가 달랐다. 우승후보이자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호주를, 그것도 볼 점유율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치고도 1-0으로 눌렀다.
한국은 17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를 1-0으로 누르고 파죽의 3연승 무패행진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호주는 100% 전력으로 경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팀 케이힐과 로비 크루스라는 공격의 양대 축을 제외하고 주전 명단을 짰다. 그러나 호주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0-1로 뒤진 후반 중반에는 케이힐과 크루스를 동시 투입해 끝까지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한국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옳았다. 그는 호주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비수들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고 수비 역시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수비진의 변화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나오는 지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3경기째 무실점 경기를 하고 있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곽태휘와 김영권이 짝을 이룬 중앙 수비진은 호주의 파상공세를 잘 막았다. 특히 곽태휘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영권은 전반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 기회를 허용했지만 어쨌든 실점은 막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슈틸리케호의 수문장으로 낙점 받은 김진현 역시 돋보였다. 그는 후반 호주의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며 1골 차 승리를 지켰다.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1골 차 승리였다. 그러나 호주전 승리의 의미는 컸다. 호주의 공세는 오만, 쿠웨이트와는 수준이 달랐다. 실수도 있었지만 호주를 상대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호주를 상대로는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하는 점유율 축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골 결정력이 빛을 발하며 홈팀에 비수를 꽂았다. 수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지난 두 번의 경기와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