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전업주부 김모(33) 씨는 얼마 전 집주인에게 전셋값 3000만원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전세자금대출을 알아보던 중 고민에 빠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에서 내놓은 1%대 금리의 대출 상품이 있었다.
은행 대출 상품도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쌌다. 전세자금대출 최저 금리는 3.3%. 3000만원을 빌린다고 하면 99만원을 연 이자로 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니 이 집은 2000만원만 더 주면 집을 살 수 있다.
외벌이인 김 씨네 가족은 국민주택기금에서 공유형모기지론 대상이 된다. 모기지론으로 5000만원을 연 1.5%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부담해야 하는 연 이자는 75만원이다. 더 적은 이자를 주고 집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집 구매 의사가 없었던 김 씨였지만, 사시나무처럼 흔들리고 있다.전세대출보다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나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저렴해 '빚내서 집을 사야하나' 갈등에 빠진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010년 연 5%대에서 지난해 3% 초반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선 2% 후반대로 떨어졌다. 외환은행의 고정금리 대출(3년 후 변동금리 전환) 최저금리는 22일 현재 연 2.9%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고정금리(5년 비거치 기준)는 2.89%, 농협은행 고정금리(혼합형 5년 기준)도 2.94%다. 모두 3% 아래다.
뿐만 아니라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국민주택기금 재원으로 최대 2억원까지 1%대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금리 변동이 사실상 없었다. 3%대에서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은행들은 지난해 말보다 금리가 올랐다. 실제 A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3.19%에서 3.25%로 대출 금리가 상승했다.
국민주택기금으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도 연 2.7%~3.3% 수준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이 넘으면 연 평균 3%, 4000만원이 초과하면 연 3.2%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주택자금대출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