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확대' 공약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장하준 캠브리지대학 교수가 "부자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부자증세를 해야 한다"며 "신자유주의 사고방식 때문에 부자에게 세금 깎아주면 투자를 더 할 것이라고 하는데 미국이 30년동안 그런 방식을 해왔지만 (경제가) 잘 돼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유럽처럼 복지국가로 가려면 전 국민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데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내고 가난한 사람들은 조금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말정산 논란에 대해 그는 "복지지출 확대가 필요하고 전국민이 세금 더 내고 더 받는 틀로 바꾸는게 중요한데 (정부는) 자꾸 '세금 올리는 것은 나쁘다'는 틀에 박혀 세금 올리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필요하면 슬쩍 올리는 꼼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인세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장 교수는 "미국은 법인세율이 최고 39%고 독일은 30%, 중국은 25%인데 우리나라는 25%에서 22%로 줄였다"며 "법인세를 낮춰 기업활동을 장려한다고 하지만 법인세가 기업활동에 중요하지는 않다. 불가리아나 파라과이 등 경제가 안좋은 나라들은 법인세가 10%지만 이들 나라에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경제에) 잠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질을 약화시킨다"며 "기술력이 떨어져 망하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제를 하다보면 비정규직을 한명도 안 쓸 수는 없다"며 "그러나 네덜란드 등은 복지제도가 잘 돼있어 비정규직도 기본생계가 가능하다.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게 없고 (비정규직이 되면) 너무 고달파져서 저항이 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에 대해 그는 "한국 경제 문제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지금 경제팀이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 등을 하면 기업들이 알아서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너무 안이하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세워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