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63) 전 해군 참모총장이 억대의 금품로비를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29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정 전 총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총장은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수주 등에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으로부터 아들이 설립한 회사를 통해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200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행사 때 정 전 총장의 아들이 대주주로 있던 Y사 측에 후원사 자격으로 참여했던 STX조선해양, STX 엔진이 광고비로 건넨 7억여원을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Y사는 해양스포츠 관련 교육 마케팅 업체지만 이 행사를 마친 뒤에는 별다른 매출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 돈이 정 전 총장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 전 총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계좌 추적 등을 진행했다.
합수단은 지난 6일 정 전 총장의 자택과 사무실, STX엔진, STX 조선해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최근 서충일 STX 대표이사 사장과 전직 임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또 구속 수감 중인 강덕수 전 STX 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으로부터 정 전 회장을 겨냥한 로비 명목이었음을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전에는 정 전 총장의 장남과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을 체포해 조사했다.
지난 2008년 3월부터 2년간 27대 해군 참모총장으로 재직한 정 전 총장은, 재직 당시 해군복지기금 5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2년 1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