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KBL, 시즌 첫 심판 징계 '묵직한 의미와 희망'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유는 설명해줘야 하잖아' 한국농구연맹은 지난 25일 전자랜드-모비스 경기에 대한 징계에서 당시 심판진도 포함시켰다. 사진은 당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테렌스 레더의 테크니컬 파울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자료사진=KBL)

 

한국농구연맹(KBL)이 지난 25일 전자랜드-모비스의 경기 퇴장자와 거친 파울을 한 선수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당시 판정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KBL은 30일 "지난 28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25일 경기에서 테크니컬 파울 2회 부과로 퇴장 당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테렌스 레더에 대해 4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랜드 정영삼에게 고의적으로 과격하게 부딪힌 모비스 문태영도 향후 비디오 분석을 통해 U2 파울을 적용, 5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레더는 1쿼터 1분을 남기고 상대 문태영과 볼 경합 중 상대 공격권이 선언되자 억울함을 토로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에 격분, 공을 발로 차는 행위로 다시 파울을 받아 퇴장 당했다. 유 감독도 레더에 대한 판정 항의와 4쿼터 다시 어필하다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코트를 떠났다.

▲심판 징계? 치부가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심판진도 징계를 받은 점이다. KBL은 "25일 경기를 담당한 3명 심판진(주심 : 김경민, 1부심 : 김도명, 2부심 : 봉하민) 모두에게는 경기운영 미숙에 대한 책임을 물어 7일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올 시즌 첫 심판 징계다.

당시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받아들인 셈이다. 1쿼터 레더의 테크니컬 파울은 과했다는 지적이 맣았다. 레더가 단순히 공격권이 전자랜드 쪽인 점을 어필하려 했던 것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게 화근이 돼 이날 경기는 테크니컬 파울이 무려 6개나 쏟아졌다. 유희형 KBL 심판위원장은 이후 "콜이 좀 빨라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판정에 대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자료사진=KBL)

 

심판 징계는 전혀 부끄러워 할 부분이 아니다. 심판의 권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판정에 대한 신뢰는 높아질 수 있다. KBL이 차후 판정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고 조치를 취하는 모습은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현장의 불만을 덜어줄 수 있다.

실제로 KBL은 지난 2013년 11월 20일 SK-오리온스 경기 심판들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렸다. 당시 최한철 주심과 홍기환 1부심에게 각각 2주 출전 정지, 김백규 2부심에게 1주 출전 정지와 함께 해당 기간 보수의 20% 감봉 징계를 내렸다.

▲美 경우는 어떨까…심판 권위는 신뢰에서 나와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는 어떨까. 심판에 대한 보호와 징계를 알려줄 사례가 있다.

지난 2007년 4월16일 NBA 간판 팀 던컨(샌앤토니오) 사건이다. 당시 31년 베테랑 조 크로포드 심판은 벤치에 앉아 있던 던컨에 퇴장 명령을 내렸다. 팀 동료의 반칙이 선언되자 어이없이 웃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크로포드는 자신을 모독한 것으로 판단했다.

NBA 사무국은 이후 크로포드를 비난한 던컨에 대해 2만5000 달러(약 2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크로포드 심판에 대해서도 무기한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심판에 대한 보호와 징계에 엄정하게 잣대를 들이대는 NBA의 단면이다. 이후 크로포드 심판은 심리 치료와 진지한 반성으로 그해 9월 복귀해 다시 코트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KBL은 국제농구연맹(FIBA) 룰을 도입해 심판 항의를 주장만 하게 돼 있다. 적잖은 감독들이 "심판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설명도 없이 판정이 나올 때는 너무 권위주의적"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KBL이 뒤늦게나마 소통의 모습을 보인다면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 심판들을 무턱대고 징계를 주자는 게 아니다. 경기 중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오심의 필연성에 대해 인정하고 각 구단에 이해를 구하자는 것이다.

NBA는 심판들의 사기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쉽게 밝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심을 즉각 인정한다. 승패에 영향을 끼친 오심이면 사무국이 직접 보도자료를 낸다.

바뀐 규정의 첫 시즌 혼란은 통과의례다. 어떻게 그것을 보완하고 발전시켜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이번 심판 징계는 의미가 크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