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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농구 스승께 '전술'을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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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농구부 페이스북)

 


미국 대학농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로이 윌리엄스 감독은 손가락 4개를 펼쳐보였다.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인트가드는 3점슛 라인 바깥쪽 정면에 섰고 사각형 모양의 공격 코트 각 코너에 선수 4명이 자리를 잡았다. 양쪽 베이스라인에 한명씩 그리고 중앙선 양 코너에 한명씩.

왼쪽 베이스라인에 서있던 브라이스 존슨이 골밑으로 컷인했다. 그때 포인트가드 마커스 페이지가 패스를 건넸고 존슨은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홈 구장 딘 스미스 센터에서 열린 조지아 공대와의 경기에서의 첫 번째 공격 시도 그리고 첫 득점이었다. 로이 윌리엄스 감독과 코치들은 박수를 쳤고 관중들도 어느 때보다 기뻐했다.

평범한 공격 시도, 득점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손가락 4개로 지시한 공격 패턴은 노스캐롤라이나대의 그 유명한 '포 코너 오펜스(four corners offense)'다.

지난 8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딘 스미스 전 노스캐롤라이나대 감독에게 바치는 제자의 선물이었다. '포 코너 오펜스'는 딘 스미스 감독이 애용한 대표적인 공격 전술 중 하나다.

☞로이 윌리엄스 감독의 '포 코너 오펜스' 보러가기(출처-유투브)

딘 스미스 감독이 농구계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마이클 조던이 "나의 두 번째 아버지"라 부를만큼 존경했던 스승이고 조던 외에도 수많은 스타와 스타 지도자들을 배출했다. 훌륭한 지도자이기 이전에 제자의 농구 외적인 삶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훌륭한 스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딘 스미스 감독은 1997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36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통산 879승254패(통산 4위)를 기록했고 23년 연속 NCAA 토너먼트 진출, 11번의 파이널 포(4강) 진출, 두 차례 토너먼트 우승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딘 스미스 감독이 은퇴한 뒤 그의 곁에서 오랜 기간 코치로 활동했던 빌 거스리지가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3년 뒤 거스리지마저 은퇴를 선언하자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과연 그 누가 딘 스미스 감독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을 것인가.

조지 칼, 래리 브라운 등 딘 스미스의 제자이자 현역 미국프로농구(NBA) 감독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대학 무대에서 활동 중인 현역 감독들의 이름도 거론됐다. 소속팀 감독이 후보로 오른 것에 해당 팀의 관계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법도 했지만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거부할 수 없는 영예이기 때문이었다.

유명한 일화도 있다. 2000년 당시 캔자스 대학의 감독은 딘 스미스-빌 거스리지의 계보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출신이고 대학농구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의 '이직' 여부는 캔자스 지역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팬들은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기자회견이 열렸다. 당시 기자회견은 캔자스 지역 내 다른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구장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그의 입에서 "나는 남을 것이다(I'm stayin')"이라는 말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3년 후 그는 다시 노스캐롤라니아대의 요청을 받았다. 이번에는 거절할 수 없었다. 바로 그가 13년째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로이 윌리엄스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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