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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vs 절실' PO 미디어데이 관통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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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플레이오프 진출팀 감독과 선수들이 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앞에 놓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잠실학생체=KBL)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린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4강 PO에 직행한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와 2위 동부를 비롯해 6강 PO를 치르는 SK, LG, 오리온스, 전자랜드 등 6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미디어데이를 관통한 키워드는 '허허실실'과 '절실함'이었다. 6개 팀이 PO를 맞는 자세가 이 두 단어에 대체로 담겼다. 다들 우승 트로피가 욕심이 나지만 마음을 비우느냐와 간절하게 달려드느냐의 차이다.

상위권일수록 마음을 비웠다. 모비스와 동부가 그렇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못하고 챔피언이 됐는데 거꾸로 올해는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3연패를 꼭 해야겠다 마음 먹었을 때와 반대로 올해는 정규리그를 우승했기 때문에 마음 비우고 도전할 때, 반대적 입장인데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면서 "한쪽에서는 개인적 욕심이 많지만 팀 전체적으로 봐서는 욕심보다는 마음 비우고 도전하는 게 선수들에게 맞지 않느냐 생각했고, 이제는 마음 비우겠다 다시 도전하는 입장으로 편안하게 가겠다"고 홀가분하게 말했다.

허허실실의 대표 주자는 동부다. 주장 김주성은 "시즌을 치르면서 허허실실 작전으로 예상치 못하게 2위까지 올라갔다"면서 "PO에서도 작전은 같다. 약한 듯 보이고 뒤에서 한방을 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베테랑다운 여유를 보였다.

김영만 감독 역시 마찬기지였다. 김 감독은 "초임 감독이라 정규리그는 물론 PO도 긴장된다"면서 "3위를 목표로 했을 때가 제일 경기를 잘 했는데 우선 PO에도 4강전에 100% 올인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좀 여유가 있지' 모비스 주장 양동근이 6일 PO 미디어데이에서 웃으며 각오를 얘기하자 유재학 감독, 동부 김영만 감독과 주장 김주성(오른쪽 밑부터 시계 방향)이 흐뭇하게 듣고 있다.(잠실학생체=KBL)

 

반면 절실함을 강조한 팀들도 있다. SK를 비롯해 오리온스, 전자랜드가 그렇다.

SK가 대표적이다. 문경은 감독은 "감독 첫 해 허허실실하다 보니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면서 "안도감은 있었지만 이후 챔피언결정전과 4강 떨어졌다"고 지난 두 시즌을 돌아봤다. 2012-2013년 정규리그 우승, 지난 시즌 3위였던 SK는 모두 모비스에 막혀 각각 챔프전과 4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어 문 감독은 "챔프가 되려면 준비는 기본적으로 해야 되고 모든 운이 따라와야 한다"면서 "절실함과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이 따른다고 믿고 있고 올해는 절실함과 노력이 이뤄질 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오리온스도 의욕적이긴 마찬가지다. 추일승 감독은 LG와 맞붙을 6강 PO에 대해 "(4강 PO에 선착한) 유재학 감독이 오래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그 걱정 없게 빨리 올라가서 만나도록 하겠다"면서 "김진 선배(LG 감독)도 시즌 치르느라 얼굴이 핼쑥해졌는데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추 감독의 도발에 유 감독과 김 감독이 웃으면서 발끈하기도 했다. 유 감독은 "PO 때 책임감 없는 발언이 많이 나오는데 나중에 결과가 다 틀린다"면서 "책임질 말을 해줬으면 고맙겠다"고 받아쳤다. 김진 감독도 "농구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면서 "선수들이 코트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고, 유 감독이 "내 얘기가 그 얘기"라고 맞장구를 쳤다.

전자랜드는 다른 쪽으로 절실했다. 일단 4강에 진출하는 게 간절하다. 유도훈 감독은 "주위에서 5년 연속 PO에 진출했다고 축하 말씀을 해주시는데 역으로 5년 동안 4강 이상을 해본 적 없다"면서 "그동안 선수들을 믿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선수들이 믿음을 준 만큼 (내게도) 믿음을 주리라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우린 좀 진지해요' LG 김시래가 6일 PO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자 김진 감독, SK 문경은 감독, 김선형,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정영삼, 오리온스 이승현, 추일승 감독이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잠실학생체=KBL)

 

LG는 다소 김진 감독의 성향 대로 신중한 자세였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부상과 군 입대 공백 등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정규리그를 잘 마무리했다"면서 "좋은 컨디션과 자신감을 회복했기에 PO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은 정규리그 우승했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었다"면서 "올 시즌은 경험이 쌓인 만큼 다를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선수들도 비교적 비슷한 분위기였다. 모비스 주장 양동근은 "일단 4강 직행해서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게 참 좋다"면서 "PO 가면 굉장히 재미있는데 정규리그보다 즐겁고 즐기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반면 SK 김선형은 "6위 전자랜드와 PO를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면서 "우승하면 트로피로 덩크를 꽂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오리온스 이승현도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빨리 이겨서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자랜드 정영삼도 "감독님께 믿음을 드릴 것이고 다치지 않는다면 SK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LG 김시래는 "동근이 형이 PO가 재미있다고 했는데 그때(2012-13시즌 모비스 우승) 재미있다는 걸 느꼈고 올해도 즐겁게 하면서 꼭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PO는 오는 8일부터 LG-오리온스 6강 PO로 막을 올린다. 9일부터 SK-전자랜드가 역시 5전3승제 PO를 시작한다. 승리팀은 각각 모비스, 동부와 4강 PO를 치른 뒤 이 승자들이 챔프전에서 쟁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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