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후배에게 빼앗은 통장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 넘긴 뒤 해당 통장에 입금된 사기 피해금마저 빼돌린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이모(20)군 등 3명은 지난해 11월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통장을 넘기면 돈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동네 후배인 A(19)군의 통장을 빼앗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같은 달 6일 길을 가던 A군을 차량에 납치해 마구 폭행한 뒤 A군 명의의 통장을 개설했다. 이씨 등은 곧장 이 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겼다.
이후 이들은 통장 개설시 신청한 금융거래 알림 서비스를 이용해 대포통장이 된 A군 명의의 통장에 돈이 입금되기를 기다렸다.
하루 뒤 기다렸다는 듯이 A군의 휴대전화를 통해 통장에 500만 원이 입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씨 등은 이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보다 빨리 다른 통장으로 이체시켰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A군 명의 통장에 돈을 입금한 피해자는 경기도에 사는 한 대학원생 B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오는 4월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을 모두 송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통장을 빼앗아 보이스피싱 일당에 넘기고 피해금을 빼돌린 혐의로 이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피해금 500만 원을 B씨에게 되돌려줬다.
또, 이씨 등이 넘긴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사용한 보이스피싱 일당의 뒤를 쫓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