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자식 죽어서 돈 바란다고요? 돈 바래가지고 이사 간다고요? 저희 304 가족입니다. 학생들만 254명이에요. 그 많은 가족들 중에서 (이전부터) 이사 가려고 준비했던 사람 없을까요? 전세 살았던 사람이 전세기간 끝나서 집 알아보는 사람 없을까요? 그럼 이사 가겠지요."
세월호 유족 박형민(48) 씨는 세월호 유족들이 보상 받아서 집을 옮기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가족 스스로 배상이나 보상의 'ㅂ'자도 언급하지 않아온 마당에 무슨 돈이냐는 거다.
그 역시 이사를 준비중이다. 아내가 불쌍해서란다.
"우리 와이프 (집밖으로 가는 게) 여기 분향소, 하늘공원(납골당), 집 이게 전부에요. 가끔가다 저기 마트나 가지 큰 동네마트는 안갑니다. 아예 동네 밖으로 안 나가는 거예요. 차 끌고 집에 딱 들어가면 그걸로 끝이에요. 먹을 거는 내가 사다주죠."
또 다른 유족 최장식(52) 씨의 경우는 이미 집을 옮겼다.
"길을 지나가면 들립니다. 세월호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 소리가 듣기 싫은 거예요. 아예 모르는 척하고 가만히 나두면 괜찮은데. 저 집 뭐 세월호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면 짜증이 납니다. 동네에서는 웃지도 못해요. 나도 사람인데 웃을 수도 있잖아요? 맨날 언제까지 인상 푹푹 쓰고, 길거리 다니면서도 인상 쓰고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그 동네 살면서 느낀 게 뭐냐면 내가 여기서 살다가는 더 우울증 걸리겠다. 가뜩이나 우울증 걸렸는데 더 우울증 걸리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사를 했습니다."
CBS와 안산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가 공동으로 조사한 세월호 가족 생활실태 조사에서도 응답자 152명 가운데 30.3%가 이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사한 이유를 보자.
(이미지=CBS노컷뉴스 김성기 PD)
'집에 있는 것이 괴로워서'가 32.7%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