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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블론해도 손승락은 까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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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혹 블론세이브를 해도 손승락은 까면 안 됩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대뜸 마무리 손승락(33)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23일 두산전 블론세이브에 대한 이야기였다. 손승락은 2013년 4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땄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면서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블론세이브는 딱 하나지만, 아직 지난해 부진과 연장선상에서 보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혹 블론세이브를 해도 손승락은 까면 안 된다"면서 "나 역시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해도 뭐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먼저 시계를 2013년으로 돌려보자.

넥센에서 한현희라는 홀드왕이 탄생한 시즌이다. 당시 부임 첫 해였던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를 필승조로 키우려고 시즌 내내 공을 들였다. 혹시라도 한현희가 8회 주자를 내보내면 곧바로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현희에게 좋은 기억만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의 홀드왕은 손승락이 있어서 가능했다"면서 "한현희가 주자를 내보내면 8회에 손승락을 올렸다. 그런 세이브만 10경기가 넘는다. 만약 한현희가 계속 던져 실점을 했다면 한현희라는 투수는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조상우가 손승락과 한현희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똑같은 방법으로 조상우라는 필승조를 만들었다.

올해는 김영민이 손승락 희생의 수혜자다.

두산전 블론세이브 상황도 같은 맥락이다. 손승락은 8회 1사 1, 3루에서 김영민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았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9회 3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에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경기 결과를 떠나 김영민은 실점 없이 홀드를 챙겼다.

염경엽 감독은 "김영민을 만들기 위해 조상우, 손승락이 버텨주고 있다. 물론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8회 1사에 등판했다. 9회에 나갔다면 블론세이브를 했겠냐. 8회에 나가서 5타자를 상대해야 하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김영민이 실점했다면 나쁜 경험을 하고, 무너질 수도 있다. 조상우가 앞에서, 손승락이 뒤에서 희생해주면서 김영민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넥센의 자랑은 필승조다. 한현희가 선발로 돌아섰지만, 올해 김영민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리고 필승조의 성장은 손승락의 희생에서 나왔다. 손승락은 28일 롯데전에서도 9회가 아닌 8회 2사 2, 3루 위기에서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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