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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야통이 말한 'ML 적응기' 넘어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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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시카고 컵스전 3안타 폭발

'적응은 이제 끝' 30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서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 등 3안타 2타점 1도루 1득점으로 맹활약한 피츠버그 내야수 강정호.(자료사진=피츠버그 홈페이지)

 

KBO 리그 출신 1호 메이저리거 야수 강정호(28 · 피츠버그)가 미국 무대 진출 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강정호는 30일(한국 시각) 미국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 1볼넷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동점 적시타 포함, 아쉽게 담장을 맞아 홈런이 되지 않았지만 2루타까지 장타를 뿜어내며 8-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도 1할대(.182)에서 2할6푼9리(26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1경기 3안타는 미국 진출 후 최다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크게 존재감을 뽐낸 경기였다.

당초 강정호는 빅리그 적응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내야수 출신에 현재 KBO 리그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강정호가 좋은 선수는 분명하지만 미국에서 초반 고생을 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낯선 외국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류 감독은 "예전 미국 선수들과 국제대회를 하면 야구공이 아니고 무슨 돌멩이가 날아와서 꽂히는 것 같더라"면서 "강정호도 격이 다른 빅리거의 투구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서 강정호를 직접 지도한 바 있다.

류 감독의 말대로 강정호는 올 시즌 개막 이후 고전했다. 출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아 감각을 유지하는 게 어렵기도 했지만 빅리거의 빠른 공과 변화구에 쉽게 당했다. 20일까지 8경기 10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동점 적시타에 쐐기 1타점 적시타까지

'감독님 이제 걱정 마세요' 피츠버그 내야수 강정호(왼쪽)와 류중일 삼성 감독.(자료사진=피츠버그, 삼성 홈페이지)

 

하지만 교체가 아닌 주전으로 나서면서 점점 빅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컵스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낸 강정호는 일주일 만의 선발 출전에서 다시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첫 타석에서 강정호는 볼넷을 얻었다. 2회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카일 헨드릭스에게 풀 카운트 끝에 바깥쪽 변화구를 골라냈다.

두 번째 타석에서 값진 안타를 뽑아냈다. 강정호는 0-1로 뒤진 4회 2사 3루에서 헨드릭스의 7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엉덩이를 빼고 허리를 숙이면서 때려낸 침착함이 돋보였다. 기세가 오른 피츠버그는 5회 1점, 6회 4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강정호는 6회 바뀐 투수 곤잘레서 헤르멘에게 삼진을 당하며 숨을 골랐다. 그러나 7회 다시 바뀐 투수 에드윈 잭슨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안타를 날렸다. 이후 빅리그 진출 뒤 첫 도루까지 성공했다. 타이밍으로는 아웃이었지만 2루수가 포수의 원바운드 송구를 놓치는 행운도 따랐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쐐기타를 터뜨렸다. 무사 2루에서 네 번째 투수 필 코크의 시속 150km 빠른 공을 통타, 1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홈런이 예상됐지만 아쉽게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고 떨어졌다. 시즌 6호 타점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이후 강정호는 후속 공격에서 팀의 8번째 득점까지 기록했다.

강정호는 올해 7개의 안타 중 3개를 득점권에서 뽑아냈다. 득점권 타율이 5타수 3안타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점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리고 있는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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