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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수현 "수줍음 많아도 실전에선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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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유전공학자 '닥터 헬렌 조' 연기…"큰 무대 서는 데 희열 느껴"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한국인 과학자 헬렌 조 역을 연기한 배우 수현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 출연하면서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우 수현(31). 지난 29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성격에 비해 실전에는 강한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013년 11월 진행된 오디션에서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유전공학자인 '닥터 헬렌 조' 역할을 꿰찬 그녀다. 오디션 당시 엄청난 중압감에 흔들렸던 기억도 있을 법하다.

"즐겼어요. 솔직히 분위기를 잘 몰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웃음) 특별히 할리우드 오디션은 즐기는 편이죠. 저에 대한 편견 없이 오로지 극중 장면에 대한 연기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으니까요. 제 이름을 더 큰 무대에 알리는 데 희열을 느끼게 돼요."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는 다소 수동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스스로의 노력과는 별개로 주어진 환경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여성상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는 까닭이다. 신데렐라로 불리는 것에 대한 섭섭함은 없을까.

"그렇지 않아요. 배우는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지금까지 맡은 역할은 특정 이미지에 기댄 것이 대부분이에요. 앞으로 배우로서 저를 깊이 있게 선보일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죠."

▶ 영화 데뷔작 한 편으로 수많은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부담은 없나.

= 첫 영화에서 작은 역할을 맡았다. 마블에 대한 관심, 특히나 어벤져스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다. 인터뷰를 통해 촬영 당시 경험을 상기시킬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재밌게 임하고 있다.

▶ 완성된 영화를 처음으로 본 뒤 어땠는지.

=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뒤 제가 맡은 역할의 비중에 대한 관심이 높던 터라 완성작을 보고 난 뒤에는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 가족들조차 "몇 분 나오냐"고 묻고는 했으니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스스로 만족했다. 영화를 보신 부모님도 "재밌게 봤다. 그런데 슈퍼 파워는 없더라"라고 하시더라. (웃음)

배우 수현(사진=황진환 기자)

 

▶ 부모님이 배우의 길을 반대했다고 들었다.

=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들이신데, 제가 연기하는 것은 반대하셨다. 지금은 할리우드 영화에 빨리 캐스팅 된 것에 대해 좋아하신다. 오디션에 합격한 뒤에는 부모님께조차 제 역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오디션 때는 신기하고 흥분됐는데, 막상 출연이 확정됐다는 얘기를 들으니 조심스러워지더라.

▶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는 아시아 톱 여배우들조차 자국에서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비중으로 등장해 온 탓에, 규모 큰 아시아 시장에 어필하기 위한 홍보 수단일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 물론 저 역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판빙빙 등 중화권 최고 스타들의 극중 역할 비중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어벤져스2를 연출한 조스 웨던 감독 역시 이러한 점을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더라. 정확히 어떤 자리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가 "중국 배우들처럼 활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얘기도 했었다.

▶ 오디션에서도 조스 웨던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 조스 웨던 감독에게 고마움이 크다. 한국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자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있었을 텐데도 조스 웨던 감독이 저를 끝까지 추천했다고 들었다. 오디션을 볼 때도 제 연기에 대해 좋은 말을 해 주셔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오디션이 끝난 뒤 나와서 "합격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을 정도니까. 눈물도 흘리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자축했다. (웃음)

▶ 해외 오디션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 2006년 '러시아워3' 캐스팅을 진행하던 성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제 프로필을 봤다고 하더라. 당시 오디션 생각도 연기 경험도 없어서 도전하지는 않았지만, 더 큰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다니엘 헤니가 저와 같은 소속사라는 점도 자극이 됐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한국의 감독, 배우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벤져스2 촬영장에서도 한국영화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크리스 에반스의 경우 '설국열차'로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배우 수현(사진=황진환 기자)

 

▶ 영어 연기는 어땠나.

= 미국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안 잊으려고 무척 노력했다. 무엇보다 문화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영어권 영화, 드라마를 많이 봤다. 이번에도 어벤져스 캐릭터들에는 각자의 유머 코드나 정체성이 많이 반영됐고, 그런 것들이 대사를 통해 전달된다. 영어를 잘 하려 애쓰기보다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 무게를 둔다.

▶ 닥터 헬렌 조라는 캐릭터에 대한 느낌은.

= 대부분의 대사가 과학 용어였기에 제 역할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도 과학 용어에 대한 생소함 탓에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열심히 공부했다. (웃음) 특징을 꼽는다면 인간의 본성에 출실하고, 과학자로서는 과학적 성과에 희열을 느낀다는 점이다.

▶ 어벤져스2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는다면.

= 개인적으로 염력을 사용하는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가 매력적이다. 일단 여성이라는 점이 그렇고, 그녀로 인해서 히어로들의 과거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초능력도 강력하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혼자 누리던 것을 나눠 가진 멋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한 닥터 헬렌 조의 눈으로 봤을 때는 비전(폴 베타니)이 가장 매력적이지 않을까. 비전을 창조하는 데 자신이 일조했으니까.

▶ 아쉽게도 편집된 장면이 있다면.

= 울트론이 등장하는 극 초반 파티 신에서 편집된 장면이 많다. 헬렌 조가 울트론을 보고 뒷걸음질 치는 장면이 특히 그렇다. 울트론을 봤을 때 헬렌 조는 무서우면서도 과학자로서 그 상황이 신기했을 것이다. 그러한 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 극 전반적으로 닥터 헬렌 조는 자신의 연구에 열광하는 과학자로서의 모습이 많이 부각됐다.

배우 수현(사진=황진환 기자)

 

▶ 영화 홍보를 위해 혼자 무대인사를 다니고 있는데.

= 뻘쭘하다. (웃음) 그런데 관객들의 표정이 보인다. 객석에 앉아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관심어린 눈으로 봐 주실 때는 "수고했어"라는 말을 듣는 것 같다. 그러한 표정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있다.

▶ 롤모델로 꼽는 배우가 있다면.

= 프랑스의 마리옹 꼬띠아르다.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 예술영화도 꾸준히 하고 있다. 배우로서 멋지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가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맡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스칼렛 요한슨도 거장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등 영화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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