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검사 재직 당시 수사 이력을 살펴보면 '공안통'이라는 세평에서 보듯 노동·시국사범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반면 정치·경제 권력 앞에서는 비교적 관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은 오는 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제기된 증여세 탈루 의혹 등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문제점 외에도 법조인으로서의 황 후보자의 면모에 대해서도 검증하겠다는 태세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2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자의 '고무줄 잣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안 검사 당시의 이력부터 최근 법무부 장관 때까지 검찰 수사의 경향이 사안에 따라 '편파적'으로 작동했다는 비판이 내제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6년 '삼성 엑스파일 사건' 수사가 거론됐다. 황 후보자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였다.
도청 녹취록이 공개되며 삼성이 정치권과 검찰 고위 간부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은 삼성과 검찰을 처벌하지 않고, 폭로한 기자와 노회찬 의원만 기소했다.
반면 황 후보자는 앞서 2005년 역시 2차장검사 시절 수사했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선 구속 수사를 고집하다 '수사 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과 충돌했다.
비슷한 패턴은 초임 검사 시절에도 있었다. 황 후보자는 1988년 서울지검 공안1부에서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인 북한 공작원 김현희씨를 조사했다. 김씨에겐 항공기 파괴치사,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지만, '정부에 적극 협조했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듬해 '임수경 방북 사건'에 관여해서는 징역 15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에게 유리하게 결론이 난 사건은 더 있다. 1999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5부장 당시 황 후보자는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진형구 당시 대검 공안부장이 "검찰이 공사의 파업을 유도해 공기업 구조조정을 앞당겼다"고 말해 파장이 일자 특검이 도입됐다. 특검보로 참여한 김형태 변호사 등이 '검찰 수사 참여 금지'가 관철되지 않아 중도하차해 황 후보자가 사실상 특검을 주도했다. 특검팀은 검찰의 조직적 파업 유도가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2002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때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점거농성 사건을 맡아 대학생 11명을 구속 기소했고,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에겐 징역 5년을 구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