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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추정' 배창호 감독, '고래'라는 희망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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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

 

한국 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배창호 감독이 지하철 선로로 투신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배창호 감독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분당선 한티역에서 역에 진입하던 전동차에 뛰어 들었다.

배 감독은 철로에 떨어진 뒤 다행히 안전지대로 몸을 피해 큰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경찰은 그가 고의로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배창호 감독은 1980년 시나리오 ‘정오의 미스터 김’이 당시 영화진흥공사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영화판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조감독으로 본격적인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배 감독은 지난 2013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대학선배인 고 최인호 작가를 졸라 영화계 입문을 위해 이장호 감독을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배 감독은 고 최인호 작가와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 83년도에 <적도의 꽃="">이라는 영화를 시작으로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황진이>, <안녕하세요 하나님=""> 등 다섯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

특히 <고래사냥>과 <깊고 푸른="" 밤=""> 등의 흥행으로 '한국의 스필버그'라는 찬사도 받았다.

그의 연출 대뷔작인 <꼬방동네 사람들="">은 당시 흥행은 물론 평단에서도 호평을 얻으며 대종상 여우주연상(김보연) 남우조연상(김희라) 신인 감독상(배창호), 백상 예술대상 신인 감독상(배창호), 영평상 감독상(배창호) 등을 휩쓸었다.

이후 1986년에 제작한 <황진이>를 계기로 '흥행 감독'보다는 작품성으로 승부를 하는 '작가 감독'으로 불리게 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배창호 프로덕션’이라는 독립 제작사를 설립하고, ‘젊은 남자’(1994), ‘러브 스토리’(1996) 등을 내놓았다. ‘러브 스토리’는 배창호 감독 자신과 그의 아내인 김유미 씨가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연출한 ‘흑수선’의 실패 이후로는 작품 활동이 뜸해졌다. 배 감독은 지금까지 대종상 이외에도 기독교문화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프랑스 베노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미국 필라델피아 영화제 작품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배 감독은 최근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다음 준비를 하면서 수개월간 수면장애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 감독 가족측은 "이 정도로 예민하고 힘든 상황이었을 줄은 몰랐다"면서 "너무 충격적이고 정신과 진료 등도 받아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창호 감독은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인호 형이 쓰신 노래 가사에, <고래 사냥="">의 가사가 있습니다. 그 분이 이제 영면을 하셨지만 그 찾아 헤매던 고래, 그것은 전 희망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배창호 감독의 투신 시도가 그가 말하던 '고래'라는 희망을 영화감독으로서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는 절망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영화계에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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