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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엘리엇 아닌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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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가입자 이익 위해 국민연금이 목소리 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6월 9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엘리엇, 주총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손해볼까 엘리엇이 제동
-소액주주들까지 누구편을 들어야할지 눈치보는 중
-삼성과 엘리엇 싸움? 실은 10% 가진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장기이익 위해 국민연금이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개입해야

◇ 정관용>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한다고 했죠.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받아야 되는데 그게 다음달 17일입니다. 그리고 그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바로 오늘까지였어요. 그런데 지금 미국계 해지펀드의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 합병에 반대한다' 이렇게 제동을 걸고 나섰죠.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할지 경실련재벌기업위원회 위원이십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를 연결합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시죠?

◆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 Management) 뭐 하는 회사예요?

◆ 박상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1977년에 미국의 억만장자 폴 싱어가 설립한 세계최대의 헤지펀드 중의 하나입니다. 26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고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아주 적극적으로 경영을 바꾸도록 요구한다든지 또 기업이나 국가 상대 소송을 하는 그런 아주 적극적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유명합니다.

◇ 정관용> 260억달러면 거의 3조원 가까이 되는군요?

◆ 박상인> 네, 우리 돈 30조원 정도.

◇ 정관용> 아, 30조원. 그런데 지금 삼성물산의 주식을 몇 % 갖고 있다고요?

◆ 박상인> 엘리엇이 지금 7.12%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정관용> 이들이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 박상인> 먼저 이 법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산정이 삼성물산에게 불리하다라는 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이 비율이 불리하게 산정이 되면 결국은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합병이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게 이제 기본적인 주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합병비율은 어떻게 정하는 거죠?

◆ 박상인> 이번 물산하고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시가총액기준으로 정한 겁니다. 그래서 제일모직 주가를 1이라고 잡으면 한 주를, 삼성물산 주식을 제일모직 주식의 0.35로 계산을 해서 정한 것인데요. 이 합병비율을 정할 때 자산도 사실 고려해서 시가총액뿐만이 아니고 자산도 고려해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정했고요. 참고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자산은 세 배 이상 많은 회사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상인>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시가총액 또는 현재 주가에만 기초한 합병비율 산정은 불합리하다라는 이야기가 사실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니 자산은 3배 이상 많은데 현재 시가는 주식가격이 그렇게 제일모직은 엄청 비싸고 삼성물산은 쌌다, 이 말 아닙니까?

◆ 박상인> 그렇죠.

◇ 정관용> 그건 왜 그렇게 됐죠?

◆ 박상인> 그래서 삼성물산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제가 보기에는 삼성물산 주식이 저평가 되었는지 여부는 사실 알기가 어렵고요. 제 생각으로는 제일모직 주식이 너무 고평가 돼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아하.

◆ 박상인> 이것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승계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이 되어 있고요. 일종의 승계 프리미엄이 형성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제일모직 오늘 종가를 봤더니 18만 2,000원이 좀 넘었는데요. 제일모직이 작년 12월에 상장할 당시에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적정 주가가 한 9만원 대였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박상인> 적정 주가보다 2배 이상 지금 높다는 건데, 이게 제일모직이라는 회사의 그 펀드멘탈을 통해서 설명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거죠. 일종의 승계 프리미엄이라고 제가 부르는데요. 승계 프리미엄이 있고 장기적으로 합병 이후에 승계 프리미엄이 없어지기 시작한다면 제일모직 주주들이 감당해야 될 일종의 버블에 대한 비용을 삼성물산 주주들이 같이 부담하게 되는 거죠. 그런 입장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이 장기적인 면에서는 손해 볼 여지가 있다, 이렇게 판단할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지금 교수님 설명에 의하면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장이 너무나 타당하고 옳은 거네요?

◆ 박상인> 지금 합병비율이 잘못되었다 내지는 불합리하다는 주장은 제가 보기에 타당하고 옳은 주장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많은 전문가들도 그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는 것 같습니다. 단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런 이유로 정말 현재와 같은 행위들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엇갈립니까?

◆ 박상인> 엘리엇 같은 경우에는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서 주주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 또 합병 자체가 손해를 주는 방향으로 가니까 이걸 무산시키겠다는 이런 주장들입니다. 이게 헤지펀드들이 사실은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그런 행위를 하는 주체들은 아닙니다.

◇ 정관용> 아니죠.

◆ 박상인> 단기적인 투자를 하는데 주로 특정한 투자기회를 포착해서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를 하거나 또는 단기적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어서 지배구조를 개선시켜서 성과를 더 빨리 높일 수 있는 그런 회사를 집중적으로 또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건 아니고요. 지배구조 개선에서 성과가 나올 때 다시 매각하고 나오는 단기투자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물산 거버넌스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조금 헤지펀드 성격하고 맞고 않고요. 사실 우리 재벌구조에서 삼성물산의 엘리엇이 지금 7% 넘게 갖고 있는데 앞으로 상당한 한 20% 정도를 더 높이지 않는 이상 사실은 지배구조 개선을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조금 표방하는 바하고 맞는 것 같지는 않고요. 단지 실제로 이게 시세차익을 노리는 즉 예를 들어서 그런 거죠, 삼성물산하고 합병을 지금 반대하겠다고 해서 엘리엇이 다른 투자자들 규합하기 시작하면 삼성 입장에서는 또 찬성하는 투자자를 규합해야 될 것이고요. 그러면 이제 주식을 엘리엇이 더 매입하기 시작하면 삼성이 아마 계열사를 통해서 동원해서 물산주식을 매입하려고 할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상인> 그렇게 되면 주가가 많이 오르겠죠. 그럴 때 또 팔고 나갈 수도 있는 것이겠죠. 이제 그런 건 차후에 실제 봐야지 우리가 알 수 있지 현재는 뭐 엘리엇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저희들이 딱 부러지게…

◇ 정관용> 예단할 수는 없다?

◆ 박상인>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은.

◇ 정관용> 하지만 오늘이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 마지막 기일이라면서요?

◆ 박상인> 네, 오늘이 마지막인데 오늘 엘리엇이 주주총회에 결의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다가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이제 더 매입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야기부터 엘리엇이 정말 삼성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물러서지 않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가 가능한데요. 어떤 해석이든지 간에 결국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물산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다면 물산 주가는 오르겠죠.

◇ 정관용> 그렇죠. 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7월 17일 주주총회를 못하게 되는 거죠?

◆ 박상인> 네, 그렇겠죠.

◇ 정관용> 다시 날짜를 잡아야 하는 거고 기한은 이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거죠?

◆ 박상인> 네, 그렇게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을 간단히 요약하면 헤지펀드이기 때문에 결국 삼성에 반대하면서 삼성을 자극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팔아보겠다는 그런 의지가 속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겉으로 내건 명분이 너무나 그럴 듯한 명분이고 또 그럴 만한 여지를 삼성 측이 주었다, 이거로군요?

◆ 박상인> 그렇죠. 기회를 준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삼성그룹이 갖고 있는 취약한 지배구조고요. 궁극적으로 보면 그런 취약한 지배구조를 통해서 세습이 허용되도록 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는 거죠. 제도와 정책이 이런 오늘날 헤지펀드 엘리엇 같은 사태가 발달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이런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 막는 정책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 박상인> 결국은 우리 너무나 경제력 집중이 된 재벌 그리고 세습을 위해서 출자구조를 임의로 바꾸고 M&A를 임의로 할 수 있고 또 세습을 받는 2세, 3세들에게 부를 부당하게 일감 몰아주기라든지 상장이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부를 또 키울 수 있는 그런 환경이나 practice(관행)가 허용되는 우리 제도가 문제죠. 제도 개선을 통해서 사실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 노력들. 특히 삼성그룹과 관련해서는 금산분리 문제가 참 중요한 이슈인데요. 생명이 전자주식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어서 그게 삼성그룹의 아킬레스건이고요. 국민경제에도 굉장히 잠재적인 위험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엘리엇 매니지먼트 같은 회사들이 그 기회를 포착해서 지금 같은 행위들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네, 지금 방금 그 제도와 정책 말씀하셔서 두 회사 합병을 못하게 하는 제도, 정책 그런 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재벌 전반의 개혁을 하는 것을 안 해서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또 이런 것들을 유도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상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삼성물산에 지금 소액주주들도 있고 지금 자료를 보니까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라면서요?

◆ 박상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국민연금도 목소리를 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박상인> 당연히 그렇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식을 한 10% 갖고 있는 1대 주주입니다. 삼성그룹의 총수일가와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합쳐서 한 14%가 됩니다. 그러니까 국민연금 혼자서 10%를 갖고 있으니까요. 굉장히 큰 주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또 국민연금 같은 경우는 헤지펀드하고 달리 장기투자를 하는 곳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상인> 정말 장기적으로 볼 때 주주이익이 어떤가를 꼼꼼히 따져야 하는 것인데 전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이 되고요.

◇ 정관용> 박 교수님 보시기에 삼성물산 최대주주로서 국민연금은 어떤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옳습니까?

◆ 박상인> 말씀드린 것처럼 합병할 때 합병비율이 불합리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지적하고 있는 것이고요. 장기투자자라면 당연히 승계 프리미엄이 꺼졌을 때, 버블 같은 승계 프리미엄이 꺼졌을 때 그 돌아오는 비용을 물산의 주주, 그게 궁극적으로 국민연금 가입자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상인>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손실을 입게 되고 연금의 손실로 돌아가는 것이죠. 그런 것들에 대해서 국민연금이 연금가입자들을 대리하는 입장에서, 국민경제 입장에서 그런 보이스를 충분히 내야 되고 좀더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국민연금이 무슨 미국 헤지펀드 편 들어준다가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위해서라도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 말씀이죠?

◆ 박상인> 당연히 그렇습니다. 당연히 해야 될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요. 국민연금이 그렇게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려면 특정기업에 이렇게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지금.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지금 국민연금은 아무런 움직임을 안 보이고 오히려 합병에 찬성할 것처럼 보이죠?

◆ 박상인> 네, 현재로서는 그런 것 같은데 그러면 결국은 국민연금이 그런 결정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연금가입자들에게 손실을 끼친다면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아주 좋은 지적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상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우선 7월 17일 주주총회 그대로 될는지 만약 된다면 국민연금 어떤 입장을 밝힐지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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