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필리핀 카지노장에 영상장치를 설치하고 이를 실시간 중계하면서 100억원대 불법 사설 도박장을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변민선 경정)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필리핀에 있는 카지노장에서 바카라 게임영상을 국내로 전송해 실시간으로 돈을 걸게 하는 수법으로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남 43)등 3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국내에서 도박참여자를 모집하거나 계좌를 빌려줘 자금관리에 가담한 B씨(남 28)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필리핀에서 실제 도박장 개설을 주도한 C씨(48 남)씨 등 2명의 뒤를 쫒고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모 카지노에 투자해 게임테이블 20개를 분할받은 뒤, 현지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는 한국인을 대리인으로 고용해 도박영상을 국내로 송출했다.
A씨 등은 C씨의 지시를 받고 경기도 남양주 있는 아파트에 컴퓨터 7대를 설치하고 불법 도박장을 개설했다.
또 아파트 사설 도박장을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거지나 피씨방 등에서 베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B씨 등 손님모집책을 통해 도박장을 찾은 사람들은 필리핀에서 송출된 영상을 보고 인터넷 채팅과 전화 등을 통해 베팅했고, 현지 대리인들은 지정된 계좌로 입금된 돈을 실제 바카라 게임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도박을 이어갔다.
경찰조사 결과, 대리인을 통해 불법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은 200여명으로 한 판에 적게는 3000페소(한화 약 7만5000원)부터 많게는 150만페소(3750만원)까지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도 모두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모두 시설카지노를 운영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박장 영상송출 서버를 홍콩에 두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보한 불법 송금 계좌를 통해 도박 참여자들을 추가로 형사처벌하는 한편 대리인을 내세운 또다른 해외 원정도박 일당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