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당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투표를 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하지만 정 의장은 본회의 날짜를 제시해달라는 야당의 요구에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 의장은 이날 이종걸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단과 면담을 한 자리에서 국회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7월 1일 날 본회의가 잡혀 있으니 그날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고 가능한 그렇게 되도록 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법안을 상정하더라도 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결정족수(재정의원 과반 출석)를 채우기 어렵다며 여당을 설득시킬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본회의에 입장하지 않으면 표결 자체가 무산된다.
야당에서는 "새누리당과 오늘이라고 기일을 잡아서 절차가 합의에 이르면 국회법 뿐만 아니라 나머지 법도 통과할 생각이 있다"(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며 날짜를 지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저는 내일이라도 결론을 내리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의장이 말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장이 먼저 날짜를 정할수 없다는 뜻이다.
대신 정 의장은 여당에 대해 "가능하면 들어와서 정정당당하게 투표를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고, 야당에게는 "그렇게 돼서 부결이 되더라도 국회는 정상화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국회 전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사실을 왜곡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진선미 법률부대표는 "훨씬 심각한 것은 박 대통령이 모두 발언 통해 헌법정신과 절차적 민주주의에 심각한 모욕을 줬다"고 지적했고,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회 권한) 침해에 대해 의장님께서 더 강력하게 이야기 해주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정 의장은 "앞으로 우리 국회의 위상이 심각하게 훼손이 야기될 때는 국회 수장으로서 입법 정신에 따라서 해야될 말은 하는 것을 여러분이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는 때로는 참을 때는 참아야 한다. 저도 지금 마음이 갑갑하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