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요즘 '뇌섹남'이라는 단어가 유행이죠. '뇌까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입니다. 그런데 지난 이틀간은 '뇌섹남'이 아닌 '뇌색남'이라는 단어가 유행이었습니다. '뇌까지 색종이인 남자'의 줄임말인데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 출연한 김영만 씨에 대한 이야깁니다.
'마리텔'에 출연한 '뇌색남' 김영만 씨. (방송화면 캡처)
종이접기 아저씨로도 2030세대에게 익숙한 김영만 씨의 등장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신의 한 수’입니다. 백종원 씨로 시작해 백종원 씨로만 끝날 것 같던 '마리텔'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였습니다.
인터넷 방송이라는 포맷을 지상파에 접목시킨 ‘마리텔’은 시작 당시만 해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인터넷 대화창에서 쏟아지는 걸러지지 않은 대화들을 어떻게 정제해낼지가 가장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쏟아진 우려는 이제 대두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네티즌들의 이야기를 센스 있게 처리해내며 ‘소통 방송’의 대명사로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마리텔’을 만든 최고의 1등 공신은 단연코 ‘백주부’ 백종원 씨입니다. 백 씨 역시 마리텔을 통해 현재 방송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백종원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백종원 씨의 인기는 시청자뿐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높습니다. 최근 모 방송 제작 발표회 후 백종원 씨와 사진 한번 찍으려고 줄 서 있는 기자들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백종원 씨의 멈출 줄 모르는 인기가 ‘마리텔’이라는 프로그램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은결, 김구라, 홍석천, 예정화 씨 등 다른 ‘마리텔’ 출연진들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백종원 씨를 꺾기에는 한참 부족해 보입니다. 결국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백종원 씨의 인기가 사그라질 때가 ‘마리텔’의 위기가 될 시기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예상 밖 인물의 등장으로 마리텔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TV유치원 하나 둘 셋’을 보고 자란 세대라면 누구나 알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씨의 등장입니다. 본방송은 아직 하지도 않았고, 인터넷으로만 방송됐을 뿐인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생방송 당시 접속자가 폭주해 방송 서버가 다운됐고, 중간 점검에서 백종원 씨마저 꺾고 1위를 차지하며 이변을 예고했습니다. 다음 날인 월요일까지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김영만 씨가 상위에 올랐습니다.
많은 이들이 김영만 씨의 인기 이유가 203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방송에서 나온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고,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 이들에게 "우리 친구들 이제 다 컸구나", "어른이 됐으니 잘 따라할 수 있을 거예요" 등의 말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고, 아직도 회자됩니다.
단지 감동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SNS 상에는 김영만 씨를 따라 종이접기를 했다는 인증 사진이 쏟아집니다. 마치 백종원 씨의 요리를 따라했다며 자랑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단지 대화창을 읽어주는 수준의 소통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소통입니다.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김영만 씨와 동시대에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뚝딱이아빠 김종석, 깔깔마녀 김성은 씨까지 주목받을 정도입니다.
배우 신세경 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글(위), '마리텔' 권해봄 PD가 올린 페이스북에 올린 김영만 씨와의 인증 사진(아래).
배우 신세경 씨도 김영만 씨와의 인연을 이야기해 주목받았습니다. 신 씨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저씨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 신세경은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과거 신세경 씨는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의 종이접기 코너에 김영만 씨와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