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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김병지를 있게 한 비결, 오직 '꿈'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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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초 700경기 출전…다음 목표는 777경기

김병지의 K리그 700경기 출전 대기록은 축구에 바친 지난 36년의 세월을 오롯이 보여주는 결과물이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는 축구를 할 수 없는 여건 속에 꿈을 키웠고, 열정을 보였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K리그 최초로 700경기 출전을 앞둔 골키퍼 김병지(전남)이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지난 24년간의 프로 생활, 36년의 축구 인생을 뒤돌아보며 내뱉은 한마디다.

어려서부터 축구선수의 꿈을 키운 김병지는 양친이 살아있었지만 오직 ‘축구’를 위해 부산 소년의집(알로이시오고)에 진학했다. 축구를 향한 큰 열정에도 학창시절의 김병지는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대학 진학에 실패한 김병지는 학창시절 따놓은 자격증 덕에 취업에는 성공했다. 덕분에 낮에는 용접공으로, 밤에는 직장인 축구팀에서 활동하는 ‘1인2역’을 할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축구선수의 꿈을 키운 김병지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다.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과도 같았던 상무 지원이었지만 김병지는 골키퍼치고 남달랐던 순발력과 점프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상무에서 군생활을 마쳤다.

상무는 김병지의 인생에 분명한 전환점이 됐다. 상무에서의 맹활약에 프로팀도 김병지의 존재를 알게 됐고, 영입하기 위한 경쟁까지 벌어졌다. 무명 선수였던 김병지가 프로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프로에 입단한 김병지는 첫해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 두 자릿수 출전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이후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울산 현대를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 경남FC를 거쳐 지금의 전남 드래곤즈까지 5개 팀을 거치며 700경기 출전이라는 K리그 최초의 대기록의 주인공까지 됐다.

이 기간 김병지는 지난해 11월 22일 상주 상무와 37라운드에서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출전, 신의손 부산 아이파크 코치가 보유한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매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김병지는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바꿔나가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K리그 최초 골키퍼 필드골 기록(1998년 10월 24일)과 153경기 연속 무교체 출장(2004~2007년), 193경기 연속 선발 출장(2003~2007년) 등 K리그의 역사에 김병지의 이름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무도 관심이 있지 않았던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던 김병지는 K리그 33년 역사에 전무후무한 7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작성하는 동안 최고 연봉 수령자가 되기도 했고, 국가대표의 꿈도 이뤘다. 물론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골키퍼라는 수식어는 당연히 따라왔다.

프로 생활 24년간 700경기 출전의 역사를 쓴 김병지의 다음 목표는 777경기 출전, 그리고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세 아들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아들과 나란히 프로 무대에 서는 것이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K리그의 ‘살아있는 화석’ 김병지였지만 여전히 그는 축구선수로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다음 목표는 777경기 출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년이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지만 김병지는 지난 24년보다 앞으로 2년이 더욱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김병지는 “이제 와 뒤돌아보니 달려온 길이 똑바르지 않고 삐뚤빼뚤했다. 앞만 보고 달려도 어려움과 고비가 많았다. 남은 인생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한결같이 살겠다”고 다짐했다. 자신과 같은 축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도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꿈과 열정을 키운다면 이 선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자신과 같은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세 아들과 함께 프로 무대를 누비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지만 현실적으로 고교 1학년인 큰아들 김태산과 함께라도 뛰고 싶다는 것이 김병지의 마지막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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