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 신동빈(60) 한국 롯데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7일 오후 7시 1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8시께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숙소였던 서울 수송동 롯데호텔에서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한 방송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주주인 L투자회사 대표이사로 등기된 것과 관련해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동생이 멋대로 L투자회사 사장에 취임한 것이냐고 화를 내셨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항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일정이나 신격호(94) 총괄회장의 건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국으로 들어와 9일 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소와 같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신 전 부회장은 방송사와 직접 인터뷰하거나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와 음성, 동영상 등을 잇따라 공개하며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 등 그룹 승계가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언론 플레이'는 동생 신동빈 회장이 뒤따라 일본으로부터 이달 3일 귀국한 이후 잠잠해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당초 이달 초 일본으로 출국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광윤사(고준샤·光潤社)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동빈 회장이 한국에 들어오자 일본 귀환 일정을 연기하고 이날까지 한국에서 부친 곁을 지켰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동빈 회장이 일본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사실이 알려지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11개의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