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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T 정대현, 변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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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신생팀 케이티의 히트 상품 중 하나는 정대현(24)이다. 2010년 두산에 입단해 빛을 보지 못했던 좌완 정대현은 신생팀 케이티의 특별 지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5년 동안 두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정대현에게는 기회였다.

조범현 감독도 기회를 줬다. 4월8일 SK전에서 처음 선발로 마운드에 올린 뒤 꾸준히 선발 한 자리를 정대현에게 맡겼다.

정대현도 기회에 보답했다. 4월28일 두산전에서 처음 5이닝을 소화하더니 전반기에만 20경기 4승7패 평균자책점 3.84로 호투했다. 전 동료였던 유희관(두산)과 같이 빠르지 않은, 아니 느린 공을 가지고도 타자들을 척척 요리했다.

문제는 후반기였다.

사실 정대현에게 풀타임 선발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두산에서 선발로 등판한 것은 5경기에 불과하다. 전반기에는 상대 타자들에게 생소한 존재였다면, 후반기에는 아니었다. 이미 다른 팀도 정대현에 대한 분석이 끝난 상태였다.

결국 정대현이 무너졌다. 후반기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다. 5이닝을 던진 경기가 두 번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4실점씩 했다. 특히 19일 넥센전에서는 2⅔이닝 7실점, 26일 넥센전에서는 3⅔이닝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1회에만 폭투를 4개나 던지기도 했다. 조범현 감독이 뿔이 나는 것은 당연했다.

조범현 감독은 "실력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면서 "벌써 몇 번째 실패하고 있다. 부족한 것을 분석해야 한다. 상대는 분석을 하고 들어오는데 그대로 던지니까 안 되는 것이다. 변화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상대에게 읽히다보니 도망가는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볼이 많아지고, 투구 수가 늘어나니 조기 강판이 일상이 됐다.

조범현 감독은 "몇 경기째 비슷한 패턴이다. 3~4회가 되면 투구 수 70개가 넘는다. 초반에 볼을 내주니까 몰리고, 얻어맞는다"면서 "변화를 줘야 하는데 스스로가 관심이 부족한 탓이다. 정대현에게 좋은 기회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국 정대현의 자세에 대한 일침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내년에도 자리가 있을 것 같나? 절실하게, 악착같이 해야 한다. 코치들이 계속 이야기 해주지만, 스스로 느껴야 한다. 초반에 꼭 실점한다. 1점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언제까지 자기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위기 의식을 가지고, 몸 관리를 제대로 해도 될까 말까 하다. 불펜에게 미안함도 가지고, 다음에 더 길게 던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한 어투로 정대현의 자세를 꼬집었지만, 조범현 감독의 애정과 기대는 여전하다. 사실 감독들이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나무라는 것은 쉽게 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회초리를 든 것은 정대현이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은 채 2군으로 내려보내 마음을 다시 잡게 한 조치도 그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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